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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문재인 vs 김종인… ‘화성남자 금성남자’ 속편 탄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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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13 총선에서 1당 등극으로 순풍을 타는 듯 하던 ‘더불어민주당 호’가 투 톱 김종인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 사이의 ‘불통’이라는 암초를 만났습니다. 22일 동석자 없이 두 사람이 만나 술 잔을 기울이며 오간 당권(黨權) 얘기를 두고 양측의 발언이 엇갈리고 있는 겁니다. 문 전 대표는 “(김 대표가) 당 대표를 하면 상처를 받게 된다”며 전당대회 불출마를 권유했다고 전했지만, 김 대표는 “문 전 대표가 (당 대표 경선) 출마를 하지 않겠느냐는 식으로 말해 관심이 없다 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갈등이 그리 낯설지 않다는 얘기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베스트셀러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 빗대 ‘화성 재인과 금성 철수’로도 불렸던 ‘문재인 vs 안철수’ 사이의 불통이 재연되고 있다는 겁니다.
문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의 ‘불통의 역사’는 2012년 대선 때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당시 두 후보는 후보 단일화를 위해 협상에 나섰지만 탁구 치듯 이견만 주고 받았습니다. 안 대표가 일방적으로 후보직을 사퇴하고 겉으로는 단일화는 성사됐지만, 이미 깊어진 골로 인해 ‘화학적 결합’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야권은 대선에서 패배했고, 책임론이 불거지며 양측의 관계는 악화됐죠. 그런 두 사람이 지난해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한 울타리에서 동거 중인 당시에도 ‘문재인ㆍ안철수 회동’ 때마다 대립은 계속됐고, 안 대표의 탈당으로 갈라서게 됐습니다.
당시 문 전 대표가 대표 시절 안철수 의원에게 혁신위원장을 제안했는지 여부를 두고 동석자 없이 만난 두 사람 사이에도 “제안했는데 거절당했다”(문 전 대표), “제안 받은 적 없다(안 공동대표)” 식으로 의견이 엇갈렸고, 당시 김성수 대변인만 중간에서 어느 쪽 말이 맞는지를 확인해 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이 쇄도하자 “차라리 대변인을 중간에 앉게 해달라”고 문 전 대표에게 요청까지 했습니다.
분명히 같은 자리에서 둘이서 얼굴 보고 얘기를 했다는데도 서로 말이 다른 것을 두고 ‘인문계 출신 문 전 대표랑 이공계 출신 안 공동대표가 기본적으로 대화 자체가 안 되는 것 아니냐’는 등 갖가지 해석들이 나왔지만 어쨌든 ‘케미(화학적 결합)’가 안 맞는 것 만큼은 확실하다는 게 기자들이나 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젠 시즌2 격인 ‘문재인 vs 김종인’의 불통의 역사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며 야권은 잔뜩 긴장하고 있습니다. 둘이서 만나 둘이서만 얘기했는데도 서로 말이 다른 상황이 벌어졌으니 말이죠. 앞서 김 대표가 “문 전 대표 측에서 비례대표 2번을 준다고 해 핀잔을 줬다”고 하자 문 전 대표 측에서 “제안한 바 없다”고 주장했죠. 김 대표의 임기와 관련해서도 양 측은 서로 엇갈린 입장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현재 김 대표는 강한 불쾌감을 내비치는 상태입니다. 그는 “더 이상 개인적으로는 문 전 대표를 안 만날 것이다.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당 대변인에게는 “이제 둘이서 못 만나겠으니 다음부터는 (당신이) 동석해야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문 전 대표 측은 진화에 나섰습니다.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김 대표가 총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대선에서도 필요한 역할이 있는데, 언론이 사소한 진실다툼으로 틈을 자꾸 벌리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이 문제에 일절 코멘트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겁니다.
당 내에서도 이를 수습하려는 움직임이 보입니다. 이상민 더민주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종인 체제에 존중과 예의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며 “김 대표께서도 화가 많이 나셨지만 조금 삭히셔야 한다. 당내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는 분들은 당을 긴 호흡으로 바라보는 데에 같이 노력을 해주셔야 한다고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때문에 두 사람의 갈등은 일단 봉합 수순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는데요, 절충안으로 올해 연말까지 김 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전당대회를 연기론이 힘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문(文)ㆍ김(金)’이 탄 오월동주의 행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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