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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제 노래로 세월호 떠올린다면 그건 대중의 몫이죠"

입력
2016.04.21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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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승환이 21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열린 정규 11집 앨범의 수록곡 ‘10억 광년의 신호’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정현 인턴기자
가수 이승환이 21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열린 정규 11집 앨범의 수록곡 ‘10억 광년의 신호’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정현 인턴기자

‘우리 이제 집으로 가자. 그 추운 곳에 혼자 있지마.’

2년 전 이 맘 때의 비극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건 이 두 문장이 가수 이승환(50)의 목을 타고 흘러나와서다.

그도 특별히 부인하지는 않는다. “많은 분들이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는데 노래를 받아들이는 분들의 몫이겠죠. 노래를 듣고 각자의 상황에서 위로를 받았으면 그걸로 된 거예요.”

2014년 발매한 '폴 투 플라이-전(前)’의 후편인 ‘폴 투 플라이-후(後)’란 제목의 정규 11집 앨범에 수록된 신곡 ‘10억 광년의 신호’ 얘기다.

2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열린 ‘10억 광년의 신호’ 쇼케이스 및 기자간담회에서 이승환은 “상대를 향한 간절한 그리움에 대한 노래이고 특별히 세월호를 생각하고 가사를 쓴 건 아니다”라며 “내가 만든 노래를 대중이 해석을 증폭시켜 받아들이시면 그것도 괜찮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승환은 미국 로스엔젤러스와 내쉬빌에서 이 앨범의 녹음을 마쳤다. 맷 챔버레인(드럼), 맷 비쏘넷(베이스) 켄 송(기타)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녹음에 동참했고 영국 에비로드 스튜디오의 마일스 쇼웰이 마스터링을 맡았다.

거대한 스케일에 완벽한 소리, 정교한 구성은 이승환의 말처럼 “엄청난 적자를 보게 하지만” 그의 자존심이다.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조롱에도 쉰이 넘은 자신이 이렇게 에너지가 넘치고 새로운 트렌드의 음악을 하고 있노라고 팬들에게 말할 수 있는 근거다. “신념을 갖고 누군가는 박수 쳐 줄 음악을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홍대에서 어렵게 음악을 하고 있는 후배들에게도 27년 차 선배가수가 나가야 할 길을 보여주고 싶고요.”

대중성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그래서 훌훌 넘길 수 있다. 그는 “음원 차트에서 워낙 힘을 못 쓰니 흥행 고민을 안 할 수 없다. 하지만 음악적으로 괜찮은 사람이었다는 평가가 훗날 나를 더 행복하게 할 것 같다”며 웃었다.

가수 서태지와 함께 고(故) 신해철 추모 콘서트를 기획 중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이승환은 “신해철의 홀로그램을 무대에 재현하는 등 공연 연출에 관한 고민이 진행 중”이라며 “서태지와 좀 더 확실한 그림이 있는 공연을 하기 위해 시간을 갖고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체력에 대한 자신감은 변함이 없다. 지난해 ‘빠데이’ 공연 당시 6시간 21분 동안 66곡의 곡을 부르며 공연계에 새 역사를 썼던 이승환은 “7시간도 가능하다”며 기록 갱신의 의지를 밝혔다.

“예전에는 근력을 키웠는데 최근에는 유연성을 길러서 목에 무리가 안 가도록 해요. 지금 말하는 것 외에는 평소 말도 안 해요. 9~10월쯤에는 기록을 깨고 싶어요.”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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