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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 4당 정당득표율, 1987년 대선결과와 '판박이'

입력
2016.04.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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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마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마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당시 야권 단일화 압박 받던

DJ, 4자 필승론으로 독자 출마

입장 비슷한 安은 “결선 투표”

13대 대선 후보별 득표율과 20대 총선 정당 득표율/2016-04-18(한국일보)
13대 대선 후보별 득표율과 20대 총선 정당 득표율/2016-04-18(한국일보)

4ㆍ13 총선이 ‘20년 만의 3당 체제 등장’이라는 결과로 막을 내리자마자 정치권의 관심은 벌써부터 내년 대선으로 쏠리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1,2위를 다투고 있다. 여기에 안 공동대표는 “여야 1대1 구도로는 새누리당을 절대 못 이긴다”며 “결선투표제를 도입하자”며 개헌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 이번 총선의 정당 득표율을 1987년 13대 대선의 ‘데자뷰’로 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13대 대선 당시 노태우 민주정의당 후보, 김영삼(YS) 통일민주당 후보, 김대중(DJ) 평화민주당 후보, 김종필(JP) 신민주공화당 후보가 얻은 득표율은 각각 36.6%, 28.0%, 27.0%, 8.1%였다. 이번 총선에서 주요 4당이 얻은 정당 득표율 33.5%(새누리당), 26.74%(국민의당), 25.54%(더불어민주당), 7.23%(정의당)과 비슷한 비중이다.

당시 민심은 어느 한 쪽으로 쏠리지 않고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세 후보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이뤘다. 야권에선 정권 교체를 위해 YS와 DJ가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압박이 상당했지만 DJ는 ‘4자 필승론’을 내세우며 독자 출마를 강행했고, 결과는 노태우 후보의 당선으로 끝났다. 4자 필승론은 영남에서 노태우 후보와 YS가 표를 나눠 갖고, 충청에서 JP가 표심을 얻으면 호남과 수도권에서 절대적 지지를 얻은 DJ가 당선 된다는 논리였다. ‘대구ㆍ경북(TK)=노태우, 부산ㆍ경남(PK)=김영삼, 호남=김대중’ 이라는 특정 지역의 확실한 지지를 바탕으로 한 상태에서 수도권에서도 자신이 우위에 있다고 판단한 DJ가 승부수를 던졌던 것이다. 그러나 YS와 DJ가 야권 지지 성향 표를 나눠 가진 반면, 노 후보는 폭넓게 퍼져 있는 보수 성향 유권자들과 여당 프리미엄까지 더해지면서 어렵지 않게 이길 수 있었다.

정치권에서는 안 공동대표의 결선투표 제안이 단일화 압박을 피하기 위해 DJ가 던진 4자 필승론과 유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결선투표제는 각 당 후보들이 예선전을 치른 뒤 2,3명의 결선 진출자를 뽑아 다시 경쟁을 펼치는 그림이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안 공동대표는 대선에서 현재 3당 체제가 유지된다면 단일화 압박에 맞닥뜨릴게 될 것이란 판단에 따라 결선투표제 도입을 들고 나왔다”고 풀이했다. 그는 “이번 총선 정당득표에서 더민주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지만 현재 규모를 적용하면 국민의당 후보가 덩치 큰 정당 후보에 비해 불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결선투표제 도입이 개헌 사안이라 실현 가능성이 적다는 의견이 많다. 단일화 없이 여러 후보가 동반 출전하는 1987년 대선 양상이 재연될 경우 새누리당 후보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예상이 벌써 나오는 이유다. 총선과 달리 일여다야 구도의 대선은 여당에게 절대 유리하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총선에서 기습 공격을 당한 새누리당이 전열을 정비하고 내년 대선에서 나선다면 승부는 이번 총선과 분명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박진만 인턴기자(서강대 신문방송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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