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ㆍ당권 겨냥…정계은퇴 위기…희비 엇갈린 與野 중진들

입력
2016.04.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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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與 최다선 女 의원 발돋움

정진석, 안희정 지사 대항마 부상

차기 대권 후보군 떠오를지 주목

野 ‘50대 기수론’ 박영선ㆍ송영길

김부겸과 야권 세대교체 주도하며

당대표 경선 등 영향력 과시 전망

친이계 중진 이재오ㆍ정두언

강병원ㆍ김영호에 일격 맞아

친박 황우여도 신동근에 밀려

4ㆍ13 총선에서 국회 재입성에 성공한 여야 중진 정치인들의 면면이 눈길을 끌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4선에 성공한 나경원ㆍ정진석 당선자의 향후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야권에서도 4선 고지에 오른 박영선ㆍ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도 ‘50대 기수론’으로 세대교체 바람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정치 신인에게 일격을 당해 날개가 꺾인 중진들도 속출했다.

서울 동작을에서 승리한 나경원 당선자는 4선으로 여당 내 최다선 여성 중진의원으로 발돋움했다. 나 당선자는 20대 국회에서 다양한 변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4선으로 원내대표직은 물론 당권 도전에도 나설 수 있다. 여권의 확실한 차기 대선주자가 없는 상황인 만큼 ‘제2의 박근혜 대통령’을 기치로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꿰찰 수 있다는 관측도 없잖다.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후계자로 꼽히는 정진석 당선자도 충남 공주ㆍ부여ㆍ청양에서 4선에 성공하며 충청지역의 맹주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 후보의 이번 승리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정치적 동반자로 일컬어지는 박수현 더민주 후보를 꺾고 일궈낸 것이어서 더 값지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 지사가 충청을 기반으로 야권의 유력 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2017년 대선이 다가올수록 안 지사의 대항마로서 정 후보의 정치적 몸값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친유승민계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고지를 찍은 이혜훈 새누리당 당선자도 유승민(대구 동을) 무소속 당선자의 새누리당 복당 문제와 맞물려 향후 정국 태풍의 핵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야권에서는 서울 구로을에서 4선에 성공한 박영선 당선자와 인천 계양을 복귀전에서 4선 타이틀을 거머쥔 송영길 당선자가 가장 주목 받고 있다. 중도개혁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들이 ‘50대 기수론’을 내걸고 야권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두 사람은 지난해 말 주류ㆍ비주류 진영의 첨예한 갈등으로 당이 위기에 빠졌을 때 김부겸 당선자 등 중도 성향 50대 인사들과 손잡고 ‘통합행동’이라는 모임을 꾸린 바 있다. 김 당선자가 이번 총선에서 야당의 불모지인 대구 수성갑에서 승리의 깃발을 꽂은 만큼 총선 이후 당대표 경선 등의 과정에서 이들이 만만찮은 영향력을 과시할 가능성이 크다. 경기 김포갑의 김두관 더민주 당선자 또한 수도권 입성에 성공하면서 향후 정치행보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옛친이계는 공천학살을 당한데 이어 본선에서도 낙선 위기에 몰리며 명맥이 끊길 처지다. 서울에서 6선에 도전한 이재오(은평을), 4선에 도전한 정두언(서대문을) 후보가 각각 정치 신인인 더민주의 강병원ㆍ김영호 당선자에게 일격을 당했다. 강 당선자는 앞서 당내 경선에서 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제치고 공천권을 따내는 이변을 연출한 바 있다. 김 당선자는 17대 이후 4차례 도전 끝에 정 후보를 물리쳤다. 친박계 핵심인 5선의 황우여 후보도 인천 서을에서 신동근 더민주 당선자에 밀렸다. 충남 논산ㆍ계룡ㆍ금산에서는 ‘안희정 사단’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김종민 더민주 후보가 ‘불사조’라는 별명이 붙은 이인제 새누리당 후보의 7선 도전을 가로막았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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