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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살린 김종인 이제는 킹 메이커?

입력
2016.04.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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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수도권 압승과 부산경남(PK) 깜짝 선전을 진두 지휘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부도 직전이었던 당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등판, 야권 분열이라는 악조건에서도 선방한 만큼 김 대표에 대한 당 안팎의 기대치 또한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다.

우선 김 대표는 총선 이후 전당대회를 통해 당 관리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 관계자는 13일 “김 대표는 곧 열릴 전대에서 경쟁력 있는 새 지도부 구성에 모종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 대표가 자신의 더민주 합류에 대해 수 차례 “더민주를 수권정당으로 만들기 위해서”라고 밝힌 만큼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당 체질 개선 행보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이를 위해 당내 중도세력과 비례대표 당선자 일부 등 영입 인재 중 생존한 인사들을 중심으로 세력화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총선 시기 비대위 대표까지 지냈지만 당내에 기반이라고 할 만한 게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총선을 사실상 승리로 이끈 만큼 지지 세력들을 규합해 세력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당 원로나 고문으로 뒷전에 물러나 있기보다는 ‘비례 2번’ 현역의원으로서 당권까지 도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오전 당선인들과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러 온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서울 강남을에서 당선한 전현희 후보를 업어주고 있다.연합뉴스
14일 오전 당선인들과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러 온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서울 강남을에서 당선한 전현희 후보를 업어주고 있다.연합뉴스

이 경우 친노 강경파의 반발에 직면할 수도 있다. 다만 문재인 전 대표가 선거전 막판 직접 나섰던 호남지역에서 대패했고, 20대 국회에선 현역 의원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친노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데는 한계가 분명한 상황이다. 결국 친노 그룹 역시 더민주의 당세 확장을 위해 당분간 김 대표의 행보를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대표 본인이 직접 대권에 도전하기보다는 ‘킹 메이커’ 활동에 주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 대표는 최근 선거운동 과정에서 당내 잠재적 대선 후보로 문재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손학규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당선자, 이재명 성남시장 등을 거명한 바 있다.

장수찬 목원대 교수는 “김 대표가 당에 남는다면 지난 대선에서 그랬던 것처럼 ‘킹 메이커’ 역할을 할 것”이라며 “더민주 내 대권주자들을 키우는 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지난 18대 대선 당시 경제민주화와 복지 공약을 앞세워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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