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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이후엔 '내전' 시작… 향후 정국 시나리오는?

입력
2016.04.12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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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1일 부산 연제구에서 김희정 후보를 업고 있다.(왼쪽사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같은 날 연제구에서 김해영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1일 부산 연제구에서 김희정 후보를 업고 있다.(왼쪽사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같은 날 연제구에서 김해영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4·13 총선 이후 여야는 내부 권력지형이 재편되면서 격랑 속에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내년 대선과 맞물려 차기 유력 주자를 구심점으로 한 광폭의 정계개편이 촉발될 수도 있다. 새누리당은 2017년 대선을 관리할 지도부를 뽑는 조기 전당대회가 예고돼 있어, 친박계와 비박계 간 혈전이 불가피하다. 야당의 경우 대선이 다가올수록 야권통합에 대한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간 치열한 주도권 다툼이 예견된다.

새누리, 5,6월 조기 전당대회 불가피…계파간 권력투쟁 불 뿜을 듯

새누리당은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조기 전당대회가 불가피해 총선 직후 당권 경쟁이 불붙을 전망이다. 7월 임기만료를 앞둔 김무성 대표가 총선 이후 조기 사퇴하겠다고 이미 선언한 상태다.

관건은 김 대표가 이르면 5월초로 예상되는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마친 뒤 대표 직을 던질지, 아니면 사퇴시점을 그 이후로 늦출 지 여부다. 원내지도부 선출은 당권 장악을 위한 친박계와 비박계간 혈투의 전초전 성격을 띠는 만큼 김 대표가 당권을 쥐고 원내대표 선출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김 대표로선 사퇴를 6월 18일 이후로 미룰 수가 없다. 당헌ㆍ규정상 당 대표가 대선에 출마하려면 대선 1년 6개월 전 사퇴해야 하기 때문이다.

친박ㆍ비박계 간 최대 격전은 5, 6월 개최될 전당대회에서 이뤄질 예상이다. 차기 대선 경선 룰을 결정하는 지도부를 선출하는 만큼 어느 쪽도 양보할 수 없는 싸움이다.

계파 대결의 양상은 20대 총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새누리당이 선거초반 열세를 극복하고 160석 이상을 확보할 경우 친박계가 당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친박계 좌장격인 최경환 의원이 직접 당권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 다만 대구ㆍ경북(TK)에서 민심이반이 확인될 경우 신박계 원유철 원내대표 등을 당권주자로 대신 내세울 공산이 크다. 반면 비박계로서는 당권 주자로 내세울 마땅한 인물이 부재하다는 게 가장 큰 고민이다.

‘공천배제’(컷오프)로 탈당한 무소속들의 복당 문제도 향후 정국의 주요 변수다. 옛친이계 맏형 격인 이재오 의원이나, 친박계 핵심인 윤상현 의원의 복당은 논란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당안팎의 대체적 평가다. 반면 박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은 유승민 의원의 복당은 쉽지 않아 보인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18대 총선에서 무소속 당선된 김무성 대표는 당에 남아 있던 박근혜 대통령이 복당을 이끌어줬다”며 “비박계에서 과연 유 의원 복당을 관철할 만한 힘을 가진 인물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더민주, 100석 미만 시 구심점 상실

총선 결과에 따라 야권의 정치 지형도 급변한다. 더불어민주당은 100석을 기준으로 책임 공방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 100석 이상을 확보하고 호남에서도 과반 이상 지지를 받을 경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 모두 현재의 리더십을 보전할 수 있다. 선거 이후 진행될 전당대회에서도 김 대표는 당내 신입 및 중도 인사들을 중심으로 자신의 세력을 구축해 당권에 도전할 수 있고, 문 전 대표는 살아 돌아온 친노ㆍ운동권 등 범주류 세력 중 후임자에게 당권을 맡기고 본격적으로 대권 도전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100석 이하에 호남 패배까지 적힌 성적표를 받는다면 더민주는 구심점 부재로 큰 혼란에 빠진다. “현 더민주 수준(102석)을 지키지 못하면 비례대표 2번을 버리겠다”고 공언한 김 대표나, “호남에서 지지를 얻지 못하면 정계 은퇴를 하겠다”는 문 전 대표 모두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박영선 의원과 김부겸ㆍ송영길 후보 등 50대 기수론을 펼치는 정치인들에게 새로운 리더십이 생겨 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당은 20ㆍ35석을 기준으로 정국 운영의 향배가 결정된다. 20석 이하일 경우, 안철수 공동대표의 대권 주자 위상이 급격히 흔들리고, 당 역시 3당 구도 형성 실패로 공중 분해의 위기에 처한다. 안 공동대표를 제외하고 호남 지역구에서만 20석 이상을 얻는다면, 안 공동대표는 대권 도전의 기회를 확보하겠지만 동시에 천정배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한 호남 세력의 거센 당권 도전을 감내해야 한다. 다만 문병호ㆍ김영환ㆍ부좌현ㆍ정호준 의원 등이 수도권에서 살아남고, 김성식 후보 등 ‘안철수계’ 후보들까지 생환해 전체 의석수가 35석에 근접하게 될 경우 안 공동대표 중심의 당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철수계가 대다수인 비례대표 의원들까지 더하면, 호남 세력에 충분히 맞설 우군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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