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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예만의 스토리 입히면 세계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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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뛰어난 공예 장인도, 세계 시장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마케팅 능력도 모두 갖췄습니다. 이제 스토리만 있으면 세계화가 가능하단 뜻이죠.”
이탈리아 최초의 디자인 전문 전시관이자 실험성ㆍ예술성 높은 전시 기획으로 유명한 밀라노 트리엔날레 디자인박물관의 안드레아 칸첼라토 관장은 11일 박물관 1층에 전시된 한국공예 작품들을 둘러본 뒤 한국일보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지난 2일 개막해 약 5개월 동안 이어지는 ‘밀라노 트리엔날레 국제전람회’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마련한 한국관에 작가 28명의 작품 154점이 전시되어 있다. 이번 한국관 전시는 작품 제작의 상당 부분을 컴퓨터에 의존하는 새로운 제작 환경에서 공예가 가지는 의미와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고민을 담는데 방점을 찍었다. 홍보라 갤러리팩토리 대표가 예술 감독을 맡았다.
칸첼라토 관장은 ‘스토리’와 관련해 이탈리아 사례를 하나 소개했다. “지오 폰티가 만든 의자 중에 수퍼 레제로(Super Leggeroㆍ초경량)라는 프로젝트가 있어요. 이음이나 붙임 없는 단순한 전통 장인의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오되 새로운 재료로 가볍고 실용적으로 만든 것이지요. 전통이면서 현대적인 제품으로 가볍고 예쁘기 때문에 소비가 가능하도록.” 그는 “‘아트’는 이런 문화적 배경이 있을 때 가치가 더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칸첼라토 관장은 세계 공예 트렌드와 관련해 “21세기 이전까지는 서양이 프로젝트를 제시하고 동양에서 만든다는 게 거의 공식이었는데 지금은 아시아 등에서 젊은 기획자들이 나오면서 프로젝트와 장인이 만나고 있다”며 “이번 전람회도 그런 변화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가 주목할 공예 지역의 하나로 보석, 원단, 카펫 등에서 인상적인 작품을 내놓는 “아프가니스탄”을 꼽은 것도 크게 보면 그런 추세의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칸첼라토 관장은 이어 “이번 전람회를 계기로 한국공예가 세계 관람객들의 머릿속에 각인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한국관은 작품뿐 아니라 하나의 작업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기록, 작품에 깃든 작가의 생각 등으로 꾸며 관람객과 소통하는 컨셉인데다, 전시 일정도 과거 일주일에서 5개월로 늘었기 때문이다.
1923년에 처음 개최된 밀라노 트리엔날레는 디자인ㆍ미술 분야의 대표적인 국제전람회다. 올해로 21회 행사에는 총 30여 국가, 140여 관이 참가해 ‘21세기, 디자인을 잇는 디자인’을 주제로 새로운 창조산업으로서 디자인을 조망한다.
밀라노=신은별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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