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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장동민 둘러싼 남녀 성별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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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장동민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부모가정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장동민(37)은 tvN 개그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코빅) 무대에서 스스로 내려왔습니다. 논란을 부른 코너 ‘충청도의 힘’은 단 한 차례 방송 만에 폐지됐고, 지난 10일 장동민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려 깊지 못했다”는 사과문을 올리면서 일명 ‘장동민 사태’가 일단닥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장동민의 ‘코빅’ 하차 소식이 알려지자 11일 온라인에서 남녀 사이에 때아닌 ‘댓글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에는 ‘메갈’(여성 혐오에 반대하는 사이트 ‘메갈리아’의 줄임말) 여시(여성) 다 몰려오는 것 봐라’(ab******), ‘여자들이 나서 개그맨 한 명 매장 중. 극혐’(se******) 등 여성을 비하하는 댓글이 쏟아졌고, 이에 ‘장동민 닮은 남성분들 (하차 반대 댓글에) 허겁지겁 공감누르기 바쁘네’(zz******), ‘장동민 두둔하는 한남충(한국 남성 비하 용어) 클래스 역시’(rr*******) 등 댓글이 맞섰습니다. 양측 모두 살벌하고 정도를 넘어선 표현으로 날 선 대립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모욕적인 표현이 넘쳐나는 이 성별 싸움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건 아닙니다. 장동민과 유세윤, 유상무가 과거 자신들이 진행하던 ‘옹달샘과 꿈꾸는 라디오’란 팟캐스트 방송에서 “여자들은 멍청해서 머리가 남자한테 안 된다” “참을 수 없는 건 처녀가 아닌 여자” “X 같은 년” 등 여성을 비하하는 부적절한 발언을 했을 때에도 비슷한 남녀대결이 벌어진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도 ‘한남충 옹달샘을 방송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댓글에 ‘꼴페미(꼴통 페미니스트)들이 유난을 떤다’ 등 정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서며 ‘여성 혐오(여혐) VS 남성 혐오’(남혐) 대결로 사회적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유상무가 갈등의 불꽃에 기름을 부은 모양새입니다.
10일 늦은 밤 유상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자신의 계정에 “한부모 가정인 나와 (유)세유니(세윤이) 힘들 때 돌봐주고 늘 함께 해주고 사랑해준 건 그런 단체가 아닌 그 사람이었습니다”라는 글을 게재했습니다. 또 “한부모 가정 아이들과 여행 가서 재미있게 놀고 (중략) 스케줄 때문에 함께 하지 못한다며 펜션비를 내준 게 그 사람인데” “이런 사람인데, 죽을 때까지 개그 한다더니” 등 장동민을 옹호하는 듯한 글을 잇달아 올렸습니다. 특히 장동민을 모욕죄로 고소한, 회원 수 8만 명 이상의 한부모가정 권익단체 ‘차별없는 가정을 위한 시민연합’(차가연)을 ‘그런 단체’로 언급하는 것도 모자라 “부모님 이혼하시고 30년 만에 처음 알았다. 우리 어머니 암 걸리시고 6평짜리 판잣집에 살 때 좀 나타나 주시지”라며 이 단체를 비꼬는 듯 말해 논란을 되레 부추겼다는 지적입니다.
여성 혐오 발언으로 유상무 역시 지난해 장동민, 유세윤과 함께 사과 기자회견까지 하며 고개를 숙였던 터라 장동민에 대한 성급한 옹호발언은 부적절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하지만 ‘여시(여성) 사이트들 중심으로 옹달샘 죽이려는 악플이 넘치는데 다 막아야 한다’ 며 유상무를 지지하는 발언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편 차가연 측은 장동민 고소 이후 협박 전화에 시달렸다고 주장합니다. 이병철 대표는 “장동민의 일부 팬들로부터 ‘고소를 취하하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전화를 수 차례 받았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러한 불필요한 성별 대결과 특정 단체에 대한 비난으로는 이번 문제의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개그 소재로 악용하는 방송인과 시청률을 위해 이를 용인하는 방송국의 윤리관을 바로 잡는 과제가 시급한 때 서로를 혐오하는 극단적인 대립은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코빅’ 하차 후 장동민의 추후 행보는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하지만 그가 불과 1년 사이 부적절한 언행으로 몇 차례 물의를 일으켰던 만큼 이번에는 진심 어린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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