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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총선승리' 얼마나 절박했으면...

입력
2016.04.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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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8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입주 기업 대표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웃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입주 기업 대표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웃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8일 20대 총선 사전투표를 하는 것을 고려했다가 선거 개입 논란을 우려해 그만 두었다고 한다. 청와대가 새누리당의 총선 승리를 그 만큼 절실하게 바라고 있다는 뜻이다. 여당의 총선 성적에 남은 임기 약 2년 간 박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10일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충북과 전북의 창조경제센터를 방문하고 서울로 돌아온 8일 오후 사전투표장으로 향하는 방안이 청와대 일부에서 검토됐다. ‘정치 참여 확대와 투표율 올리기’명분을 내세워 보수층 유권자들을 움직이려는 카드였다. 박 대통령이 사전투표장에서 한 표를 던지는 모습이 보도됐다면, 보수층이 이를 ‘투표장에 가라’는 정치적 신호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여권엔 “50대 등 원래 보수성향이 강한 유권자가 적극적 투표 의사를 보이지 않는다”는 걱정이 상당한 터였다. 실제 9일 사전투표를 마감한 결과 영남지역 투표율이 호남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사전투표를 끝내 하지 않았다. 2013년 재ㆍ보궐 선거에서 사전투표제가 도입된 이래 대통령이 사전투표를 한 전례가 없고 박 대통령이 총선 당일인 13일에 투표를 하지 못할 사유가 없는 만큼, 여러 정치적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박 대통령이 사전투표에 나섰다면 야권이 “노골적 선거 개입”이라며 공세를 퍼부어 중도층 유권자들 사이에서 역풍이 일었을 가능성도 있다. 대신 박 대통령은 여야가 막판 접전을 벌이고 있는 충북 청주의 창조경제센터에서 여야 정치권의 입법 직무유기를 꼬집으며 “20대 국회가 확 변모되는 국회가 되기를 기원한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발신했다.

지난 8, 9일 이틀간 진행된 4ㆍ13 총선 사전투표의 비율이 역대 최고치로 집계되면서 본투표율 상승을 견인할지 주목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사전투표율이 12.2%로 집계돼 2014년 6ㆍ4지방선거 때의 11.5%보다 0.7%포인트 높다고 밝혔다. 당시 전체 투표율은 56.8%였다. 선관위는 사전투표율이 과거보다 오르면서 50% 후반대 투표율은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액면상 사전투표율은 높아졌지만 내용상으론 그리 볼 수 없는 수준”이라며 “사전투표가 전체 투표율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적극적 투표층으로 분류되는 5060세대 증가, 국민의당 등 새 선택지 출현 등은 투표율 상승요인으로, 반면 여야 공천난맥에 따른 정치혐오 및 불신 심화 등은 하락요인으로 꼽혔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사전투표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은 것에는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며 지난 총선 수준보다 투표율이 낮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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