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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민만 문제? 웃음 막가파 ‘코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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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장동민이 사회적 약자(한부모 가정 자녀) 비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충청도의 힘’ 코너만 문제였을까. 지난 3일 방송된 tvN 개그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코빅’)는 ‘인권 경시 지뢰밭’이었다. 특정 여성 연예인의 신체적 부위를 선정적으로 다뤄 성희롱을 연상시켰고, 인격 비하 발언도 쏟아졌다. ‘15세 이상 시청가’라 청소년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인데, 너무 자극적인 개그들이 여과 없이 폭탄처럼 터져 제작진이 과연 윤리적 고민을 하고 프로그램을 만들었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장동민보다 제작진이 더 큰 문제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은 이유다.
‘충청도의 힘’과 더불어 이날 처음으로 방송된 코너 ‘시그날’은 배우 김혜수의 가슴 크기를 과장하고, 지나치게 자주 언급해 방송 내내 시청자들을 낯 뜨겁게 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시그널’ 속 여경 차수현(김혜수) 역을 패러디 한 개그우먼 김영희는 보란 듯이 가슴을 부풀린 뒤 무대에 올라 등장할 때부터 시청자를 민망하게 했다. 더 나아가 “어딜 봐야 차수현 형사입니까?”라는 개그맨의 질문에 “어딜 봐야 차수현 일까?”라며 가슴을 그의 눈 쪽으로 두 차례나 들이 밀었다. 박해영(이제훈)과 이재한(조진웅) 역을 각각 패러디한 개그맨 이용진과 양세찬은 “차수현 형사 지금도 가슴에 집착하고 사나요?”라는 막말을 주고 받기까지 한다. 김혜수의 특정 신체 부위를 지나치게 웃음거리로 만들어 그를 성적으로 희화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에 ‘특정 여배우에 대한 성희롱’(오주*), ‘성추행 프로그램’(한송*)이란 강도 높은 비판의 글을 올렸다. 이 코너에는 보이그룹 H.O.T. 출신 문희준을 인격적으로 비하했다는 팬들의 불만도 쇄도했다. 문희준을 두고 개그맨들이 한 “록하는 걸 막아야 한다” “살이 쪄서 인기가 죽고 말았다” 식의 개그가 문제가 됐다. 문희준이 록음악을 하는 게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도 아닌데, 개인적인 음악적 취향을 지나치게 깔아 뭉개 웃음소재로 삼았다는 비판이다. ‘시그날’의 선정성과 타인에 대한 비하가 너무 심하다 보니 시청자들은 코너 폐지까지 요구까지 하고 나섰다.
또 다른 코너 ‘깝스’도 성희롱 요소가 다분했다. 교도관 역을 맡은 개그우먼 박나래는 수감자로 나오는 개그맨 황제성의 양 유두를 손가락으로 누르거나, 그의 왼쪽 엉덩이를 여러 차례 문질러 시청자를 당황하게 했다. 정석희 방송평론가는 “지상파 공개 코미디프로그램과 비교해 ‘코빅’은 여성 비하 등이 굉장히 심하다”며 “제작진의 각성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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