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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대북 제재로 北수출 절반으로 줄 듯…경제 직격탄 예고

입력
2016.03.2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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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총수출 대비 제재품목 비중 45%에 달해

유엔(UN) 대북 제재로 북한의 수출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축소돼 북한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29일 ‘유엔 대북 제재가 북한의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유엔 대북 제재 품목이 북한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4.9%(이하 2014년 통계 기준)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 3일 통과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는 민생 목적 또는 대량살상무기(WMD)와 무관한 경우 외에는 철광석, 석탄, 금, 티타늄, 희토류 등 7개 품목에 대한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이 품목들의 수출액은 15억200만달러로, 북한의 연간 총 수출액(33억4,400만달러)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유엔의 제재가 본격화된 만큼 북한의 수출액도 절반 가량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북한은 특히 석탄 수출의 비중이 컸다. 11억4,300만달러로 전체의 34.2%를 차지했다. 철광석과 철강이 각각 2억2,100만달러와 1억3,200만달러로 비중은 각각 6.6%와 3.9%였다. 금, 티타늄광, 바나듐광의 수출 실적은 각각 전체 1% 미만이었으며 희토류는 수출 실적이 없었다.

국가별로는 유엔 제재 품목의 97%가 중국으로 수출됐다. 석탄과 철광석의 경우 2010~2014년에는 전량이 중국으로 나갔다. 제재 품목을 포함한 북한의 대중국 수출이 전체의 85%를 차지했으며 직전 5년간 이 비중은 꾸준히 증가했다. 북한의 중국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한 것이다.

유엔의 북한 수입 제재 품목인 항공유의 경우 수입액이 1억390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항공유가 북한 총수입 40억4,400만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에 불과하다. 하지만 항공유 수입을 막음으로써 제트기 운영 등 군사 활동은 상당 부분 저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유엔 제재로 북한은 연간 약 15억달러의 외화 수입원이 사라지게 됐는데 제재가 장기화하면 외화가 고갈돼 경제와 산업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며 “북한은 대신 의류 등 비제재 품목의 수출 확대를 추진하겠지만 전력 공급이 불안한데다 해운 및 금융 제재 등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의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이 얼마나 제재를 충실하게 이행하는지가 유엔 제재의 실효성을 결정지을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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