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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17일 만에 어색한 만남

입력
2015.12.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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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추모 미사서 조우

文 “길게 보면 같이 갈 사이”

安은 독자노선 의지 거듭 밝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30일 서울 도봉구 창동성당에서 열린 고 김근태 전 상임고문의 4주기 추모행사에서 만나 대화를 나눈 뒤 뒤돌아서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30일 서울 도봉구 창동성당에서 열린 고 김근태 전 상임고문의 4주기 추모행사에서 만나 대화를 나눈 뒤 뒤돌아서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30일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추모미사에서 조우했다. 13일 새벽 문 대표가 안 의원의 탈당을 만류하기 위해 서울 노원구 자택을 찾은 후 17일만의 만남이다.

문 대표와 안 의원은 이날 서울 도봉구 창동성당에서 열린 김 전 고문의 4주기 추모미사에 참석했다. 추모미사에 앞서 성당 휴게실에서 만난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누며 자리에 나란히 앉았으나 서로의 시선을 피한 채 어색한 모습이 역력했다. 긴 침묵 끝에 문 대표가 먼저 “신당 작업은 잘돼 가느냐”고 묻자 안 의원은 “시간이 촉박하지만 열심히 하고 있어 연말연시도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후 두 사람은 선거구 획정 문제, 종교 등을 놓고 간간히 형식적인 대화만 나눴다.

추모미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두 사람의 신경전은 계속됐다. 문 대표는 이종걸 더민주당 원내대표 등과 함께 신도석 왼쪽 두 번째 줄에 앉았으나, 안 의원은 반대편인 오른쪽 신도석의 네 번째 줄에 앉아 거리감을 드러냈다. 이인영 더민주당 의원이 “앞쪽으로 가시죠”라며 함께 앉자고 제안했지만 안 의원은 “아무래도 같이 (사진이) 찍히는 게 좀…”이라며 자리를 지켰다.

야권 통합을 보는 온도차도 분명했다. 문 대표는 추도사에서 ‘김근태정신’을 강조하며 야권의 단합을 이야기했고, 안 의원과의 조우에 대해서도 “어색할 수도 있지만 앞으로 좋은 경쟁을 하며 언젠가는 합치기도 해야 하니 길게 보면 같이 갈 사이”라고 말했다. 반면 안 의원은 추모미사 후 기자들에게 “통합에 대해서는 이미 원칙들을 여러 번에 걸쳐 말씀 드렸다”고 독자노선 의지를 재차 드러내며 선을 그었다. 앞서 안 의원은 더민주당과의 통합에 대해 “혁신을 거부한 세력과 통합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고문 4주기 추모미사에는 부인인 인재근 더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이인영, 유은혜 등 민평련계 의원들이 주로 참석했다. 당초 묘역참배에 참석하기로 했던 손학규 전 대표는 정치복귀 여부 등에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자칫 취지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밝히고 불참했다.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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