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무효 나흘 남았는데…선거구 획정 또 합의실패

입력
2015.12.27 19:48

정의장 '중재중단' 선언…31일 자정까지 미합의시 직권상정 방침 재확인

정의장, 현행 '지역구 246:비례 54석' 비율로 구획정리 검토 주문 계획

여야, 쟁점법안도 이견 못좁혀…내일 본회의 무쟁점법안만 처리

여야 지도부의 선거구획정 협상이 또다시 결렬된 27일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국회의장실을 나선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지도부의 선거구획정 협상이 또다시 결렬된 27일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국회의장실을 나선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4·13 총선 선거구 획정을 위한 여야 지도부 간 협상이 또다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결렬됐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원유철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이종걸 원내대표는 27일 정의화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에서 2시간40여분간 회동했지만,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포함한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양당 원내대표가 전했다.

국회가 오는 31일까지 선거구를 획정하지 못하면 헌재 결정에 따라 내년 1월1일부터 현행 선거구는 모두 무효가 되고 예비후보들도 자격이 박탈돼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된다.

그러나 여야 지도부가 이날까지 선거구 획정 문제와 관련해 여덟 번째 회동했음에도 전혀 접점을 찾지 못한 점으로 미뤄볼 때 연말까지 획정안에 합의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야 지도부는 다음 회동 날짜를 잡지 못한 채 헤어졌으며, 현재로서는 만날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원 원내대표는 브리핑에서 "특별한 변화가 없으면 당분간 보기 어렵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협상을 마지막으로 중재 중단을 선언했으며, 연말까지도 합의안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획정안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직권상정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들이 27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선거구 획정과 쟁점법안 협상에서 자리에 앉고 있다. 왼쪽부터 새정치민주연합 김태년 정개특위 간사, 이종걸 원내대표, 문재인 대표, 정의화 의장,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연합뉴스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들이 27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선거구 획정과 쟁점법안 협상에서 자리에 앉고 있다. 왼쪽부터 새정치민주연합 김태년 정개특위 간사, 이종걸 원내대표, 문재인 대표, 정의화 의장,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연합뉴스

특히 정 의장은 직권상정에 대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에 현행 지역구 246석, 비례대표 54석을 기준으로 한 획정안을 검토하도록 주문할 계획임을 밝혔다.

정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합의가 안 되면 현행(비율)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조금 더 검토해봐야 하는데 나 혼자 생각에는 1월1일 0시(가 기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서 새누리당 지도부는 지역구를 7석 늘리고 비례대표를 그만큼 줄이자는 기존 요구를 계속했으며, 새정치연합 지도부 역시 지역구를 줄이려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새정치연합은 또 선거 참여 연령을 만 18세(고등학생 제외)로 낮추는 방안도 제안했지만, 이에 새누리당은 난색을 표했다.

이와 함께 여야 지도부는 서비스산업발전법과 기업활력제고법,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노동개혁 5개 법안 등 주요 쟁점 법안들에 대해서도 논의했지만, 양측이 대체로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이견을 좁히는 데 실패했다.

이에 따라 28일 오후 2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는 법제사법위를 통과한 무쟁점 법안만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여야는 이날 선거구 획정안 합의 불발과 관련해 상대에 책임을 돌렸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브리핑에서 "헌재 결정에 따라 인구 편차를 줄이는 데 중점을 두고 논의해야 하는데 인구 편차와 관계없는 선거제도를 받아야만 지역구 253석 안을 받겠다고 하니 (협상이)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브리핑에서 "사표와 비례성 침해를 방지하는 방안을 정치 개혁 차원에서 주장해왔다"면서 "그러나 새누리당의 유일한 거부 이유는 오로지 과반수 의석을 잃어버릴 것이라는 염려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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