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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노동개혁법안 등 '패키지 직권상정' 가능성

입력
2015.12.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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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가 24일 선거구 획정안과 쟁점법안에 대한 논의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가 24일 선거구 획정안과 쟁점법안에 대한 논의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지도부가 24일까지 선거구 획정 협상을 타결짓지 못함에 따라 상당한 정치적 후폭풍이 예상된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쟁점법안 합의처리를 위해 임시국회 종료시점인 8일 직권상정을 하게 되면 적어도 8일 동안 기존 선거구가 무효화하는 대혼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

정 의장은 진작부터 선거구 획정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직권상정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국회법은 여야 합의가 있지 않는 한 천재지변이나 전시상황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에서만 의장이 직권상정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정 의장은 선거구가 모두 무효화 하는 상황을 국가비상사태에 준하는 ‘입법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수 차례 예고했다.

다만 정 의장은 여야가 막판까지 머리를 맞대 접점을 찾도록 하기 위해 직권상정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있다. 정 의장은 27일 회동에서도 여야간 전격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31일 본회의에 직권상정해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 의장은 선거구 획정안 뿐 아니라 쟁점법안과 노동개혁법도 함께 직권상정해야 한다는 청와대와 여당의 압박 때문에 깊은 고민에 빠졌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여당과 청와대의 입장은 선거법만 단독 처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어서, 설령 의장이 선거법만 직권상정해도 본회의에서 처리가 안 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정 의장이 연내에 선거구획정안을 담은 선거법만 단독으로 직권상정하기 보다 쟁점법안과 노동개혁법안의 합의처리 등을 위해 이번 임시국회 종료시점까지 최선을 다한 뒤 최종 결단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1월 8일쯤 동시 처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 경우 전체 선거구가 무효화돼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불가능해지고, 기존에 등록한 후보도 자격을 상실하게 되는 등 대혼란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우선 이날 현재 등록을 마친 725명의 예비후보자들은 내년 1월 1일‘등록 무효’ 처리된다. 올해가 넘어가면 선거구 구역표가 없어지면서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던 사람들의 선거구가 증발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예비후보자의 신분은 상실되며 법에 보장된 활동을 할 수 없게 된다.

등록 무효 처리된 예비후보자들의 선거운동은 금지된다. 기존 설치한 선거사무소는 폐지되고, 예비후보자 명함 배부와 홍보물 발송도 사실상 전면 금지된다. 현역 국회의원들은 지역사무소 운영이나 의정보고서 배포, 지역구 활동 등의 명목으로 사실상 선거운동이 가능하지만 예비후보자들은 선거운동 자체를 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른 파장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선거운동을 원천 봉쇄당한 입후보예정자들이 낙선할 경우 소송전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한 예비후보자는 “선거가 있는 해에는 현역 의원들이 3억원의 후원금을 모을 수 있지만, 신인들은 한도가 그 절반인 것도 불공평한데, 앞으로 선거운동 기회까지 박탈당했다가 낙선하면 그 누가 가만 있겠냐”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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