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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 연내처리 사실상 무산…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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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지도부가 24일 정의화 국회의장 중재로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 관련 5개 법안을 포함한 쟁점 법안 처리 협상에 나섰지만 합의에 또다시 실패했다. 이로써 노동 5법의 연내 처리도 사실상 물 건너간 분위기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지난 1년간 역량을 집중해 온 ‘4대 개혁’(노동ㆍ공공ㆍ교육ㆍ금융)을 마무리 짓지 못한 책임을 놓고 여야의 공방이 불가피해 보인다.
여야는 노동 5법 중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에 대해서는 상당부분 이견을 좁힌 상태다. 하지만 35세 이상 근로자가 직접 신청할 경우 기존 2년 계약기간에 더해 2년 더 비정규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기간제및단시간근로자보호법과 금형ㆍ주조ㆍ용접 등 6개 뿌리산업 등에 대한 파견근로를 허용하는 내용의 ▦파견근로자보호법에 있어서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기간제법ㆍ파견법에 대해 새누리당은 청년 일자리 창출과 경제위기 극복의 초석이 돼 줄 것이라며 연내 처리를 주장하는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가뜩이나 문제가 심각한 비정규직을 더욱 양산하는 법안이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8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노동 5법 중 아직 논의가 되지 않은 파견법을 심사할 예정이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15일부터 시작한 법안 심사가 여야간 이견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겉돌고 있기 때문이다. 환노위 핵심 관계자는 “비판 여론에 떠밀려 마지 못해 여야가 마주앉은 측면이 더 크다”며 “여야 지도부가 극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노동 5법의 연내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노동 5법이 연내에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고용절벽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내년부터 60세 정년이 의무화되는데 경기 전망마저 어두워 청년 고용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라는 우려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야당이) 비타협의 강경 일변도여서 법안 논의가 되지 않는다”며 “노동개혁 실패는 국가 전체의 침몰, 대한민국 미래의 상실로 직결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당의 고용절벽 주장은 과장됐다며 구직수당제 도입을 포함한 ‘비정규직 4대 개혁법안’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지난번에는 (정부ㆍ여당이) 외국인투자촉진법을 통과시키면 일자리 1만4,000개가 당장 늘어날 것처럼 하더니 아무 얘기가 없어 알아보니 100개 정도 늘듯 말듯 하다고 한다”며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고 일갈했다.
정치권에서는 노동 5법 연내처리 무산에 따른 경제적 파장보다는 정치적 후폭풍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노동 5법 처리가 늦어질 경우 총선 정국과 맞물리면서 여야가 책임론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국회의 비협조로 노동개혁이 좌초하면 역사의 심판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거듭 경고한 만큼 여권이 야당 심판론을 제기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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