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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당 내분에 할 일도 내팽개친 제1야당, 답이 없다

입력
2015.12.22 20:00

국회는 22일에도 쟁점법안과 내년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 문제 논의에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여야 원내대표와 국회상임위의 각 당 간사 및 수석전문위원 회의를 소집했으나 야당이 참여하지 않아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이제 실질적으로 19대 국회의 마지막인 31일까지는 9일밖에 남지 않았다. 쟁점법안 처리 불발은 물론이고 선거구 재획정 실패로 선거구가 없어지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회의 불참 이유로 국회의장이 상임위 단위까지 개입하는 것은 상임위 중심주의에서 벗어나며 비효율적이라는 점을 들었다. 말인즉 틀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이 막상 상임위 차원의 논의에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에 비춰 꼭 그만은 아닌 것 같다.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 쟁점법안 처리를 무산시키려는 의도가 의심된다. 그렇다면 제1야당으로서 정말 무책임한 자세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새정치연합의 내부를 들여다 보면 대여 협상에 적극 나서기 어려운 이유가 보다 분명해진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 이후 주류-비주류 간 갈등이 한층 악화하면서 지도부와 대여협상라인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비주류인 이종걸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표가 주재하는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한다. 문 대표는 21일 이 원내대표 없이 이목희 정책위의장과 당 소속 상임위 간사를 소집해 쟁점법안에 대한 당의 입장을 조율했다. 여당에는 정책위의장이 중심이 되는 ‘5+5’회동을 제안했다. 원내대표는 사실상 당무를 거부하고 당 대표가 원내대표 역할까지 하며 대여 협상에 나서는 형국이니 당의 꼴이 말이 아니다. 여당에서는 “도대체 누구랑 협상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답답해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개각에 따른 5개 부처 장관 인사청문회도 충실하게 진행되기 어렵다. 새정치연합이 분당이나 다름 없는 사태에 직면해 일사분란한 당 운영이 어렵다는 점은 어느 정도 이해한다. 그렇다고 제1야당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까지 내팽개치면 국민들이 용납할 리 없다. 문제가 되고 있는 쟁점법안과 노동개혁법안들도 마냥 미룰 게 아니라 여당과 절충이 가능한 법안들부터 처리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가뜩이나 당 내분에 따른 제1야당의 지리멸렬 상에 국민들의 시선이 한층 싸늘해져 있다. 여기에 심각한 위기를 느끼고 자숙해도 모자랄 판에 온라인 당원 좀 늘었다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중가요 가사를 개사해 읊조리며 희희낙락했다니 기가 차다. 제1야당이 내년 4월 총선에서 피눈물을 흘리지 않으려면 제발 정신을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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