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분열로 끝난 야권연대…국민이 심판해야”

안철수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을 선언한 뒤 자신의 차량에 올라 이동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탈당으로 야권이 크게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은 ‘심판론’을 제기하며 야권의 분열을 깎아 내리고 있다. 현재로선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결국 총선 전 야권연대가 이뤄질 경우를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하태경 의원은 14일 새누리당 초ㆍ재선 의원 모임 ‘아침소리’에서 “4년 전에 (연대가) 안되면 나라가 망할 것처럼 야권연대 외쳤던 야당이 사실상 물과 기름의 연대였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대국민 사기극으로 드러난 야권연대에 대해 국민이 심판해주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모임에서 이노근 의원 역시 안 의원 탈당을 두고 “원래 한국사회에서 동업 장사를 하면 거의 다 망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업정치를 하겠다고 몇 년 동안 애썼지만 결국 동업정치, 동업장사는 실패로 귀결된다는 것을 확인해줬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불안한 동거로 국민들을 짜증나게 하더니 볼썽사나운 ‘이혼’으로 국회가 사실상 마비됐다”며 “두 분은 자중하고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수석대변인기도 한 김영우 의원은 안 의원의 탈당을 권력투쟁의 말로라고 몰아붙였다. 김 의원은 “안 의원은 ‘새정치’, ‘혁신전대’ 등을 이야기 했지만, 결국 권력투쟁의 한 수단과 방법으로 주장한 것이지 새정치의 실체에 대해서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며 “권력투쟁을 벌이다 밀려난 게 지금까지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표를 향해서도 그는 “어제 문 대표는 정치가 싫어지는 날이라고 얘기했는데 정작 국민들은 매일 정치가 싫어지는 날이라 느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쏘아붙였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안 의원의 등 야권 분열에 따른 노동개혁법과 경제활성법안 처리 지연에 우려를 표시하며 야권을 압박했다. 정연국 대변인은 “매우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야당 내 사정이 있기는 하지만, 여야가 합의한 대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법, 테러방지법, 노동개혁 5법을 국민 여망에 부응해 조속한 시일 내 처리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