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측근 정리’ 인적 쇄신 신호탄 쐈다

입력
2015.12.10 20:00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가계부채 특위 출범식에서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겨 있다. 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가계부채 특위 출범식에서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겨 있다. 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비주류 측의 연이은 사퇴 주장을 일축하는 의미로 인적 쇄신의 칼을 뽑았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당적을 정리하고 최측근 그룹의 불출마를 재다짐 받는 등 읍참마속을 통해 비주류의 공격을 차단하면서 ‘마이 웨이’를 재차 선언한 것이다.

문 대표는 10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지난 8일 한 전 총리 측근을 통해 스스로 당적을 정리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성수 당 대변인은 “문 대표가 한 전 총리의 결백을 여전히 믿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춰 정치적 거취를 결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실행에 옮겼다”며 당적 정리 요청의 취지를 설명했다. 한 전 총리는 문 대표의 제안에 대해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 탈당하고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가 외로운 투쟁을 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금명간 자진탈당계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또 자신과 가까운 정치인들의 총선 불출마 약속을 받아낸 사실도 공개했다. 불출마 대상은 차성수 서울금천구청장과 민형배 광주광산구청장, 김영배 서울성북구청장 등 문 대표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했던 지자체장을 포함해,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과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 윤건영 특보 등 모두 6명이다. 김 대변인은 “문 대표가 이틀에 걸쳐 이들을 직접 만나 ‘나와 가까운 사람들이 먼저 헌신하는 결단을 내려주면 좋겠다’는 말로 설득 작업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문 대표의 연이은 측근 정리는 최근 안철수 의원과의 대립을 ‘비주류 세력을 당에서 몰아내고 친노 중심의 당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의심하는 당내 여론을 조기에 진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표는 “(측근 정리는) 앞으로 공천 과정에서 대표 또는 계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과거처럼 나눠먹기식의 공천은 없을 것이라는 의미”라며 “당 혁신위원회가 마련한 공천혁신안에 따라 확실하게 시스템 공천이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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