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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 투톱 문재인-이종걸의 불편한 동거

입력
2015.12.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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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연합뉴스
19대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의 ‘투 톱’인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사이의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 원내대표가 문 대표 사퇴를 압박하는 비주류 진영에 동조하며 최고위원회에 불참하고 있는 가운데 이 원내대표의 핵심 측근인 최재천 정책위의장마저 10일 사표를 던지며 투톱은 결별 직전까지 치닫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비주류 진영에 동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 대표의 사퇴를 공공연히 요구하면서 충돌을 자초했다. 때문에 문 대표 측은 그 동안 “어떻게 원내대표가 대표를 흔드는 인사들과 모임을 함께 하고 인터뷰에서 대표 사퇴를 얘기할 수 있느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여 왔다. 반면 이 원내대표 측은 원내대표단이 새누리당과 협상을 통해 마련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문 대표가 본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진 것을 두고 “의원들에게는 본회의 표결 참여를 독려해 놓고 정작 자신은 대놓고 반대를 하는 것은 원내대표를 공개적으로 망신 주려는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투 톱의 불화는 이 원내대표가 5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범주류 진영의 최재성 의원을 제치고 당선된 직후부터 시작했다. 특히 문 대표가 7월 최재성 사무총장 임명을 추진하자 이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에 불참하면서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이후 이 원내대표는 공공연하게 “대여 협상 등에서 문 대표나 주류 측이 대놓고 반대만 한다”고 불평을 늘어놓았고 문 대표 측은 “원내대표보다는 비주류의 대표 선수 역할에 충실 하려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날 최재천 정책위의장 사퇴를 두고도 양측은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임명직 당직자로서는 처음 사퇴를 선언한 최 의원은 이날 문 대표를 겨냥해 “당의 분열과 혼돈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며 “명명한 책임의식으로, 한편으로는 (문 대표의) 정치적 결단에 대한 강력한 재촉의 의미로 정책위의장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바로 옆에 앉아 있던 이 원내대표는 이날 최 의원의 사퇴를 안타까워하며 또 다시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최 의원의 사표를 즉시 수리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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