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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이 마주 달리는 文·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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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당 중진부터 박원순 서울시장까지 다양한 중재안을 제시하며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화합을 촉구했지만, 정작 두 당사자는 기존 입장을 공고히 하며 상황은 극단을 향해 치닫고 있다.
文 사퇴·安 탈당 불가 여론 확산
문 대표와 안 의원의 갈등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새정치연합 내 여론은 문 대표에게 점점 불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비주류계의 ‘문 대표 사퇴’ 주장에 대해 당 중진들과 수도권 일부 의원들까지 동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안 의원이 탈당한다면 총선에서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문 대표 사퇴 여론은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 강하다. 문 대표와 상당한 친분관계를 유지했던 오영식ㆍ조정식ㆍ민병두 의원 등 10명의 수도권 의원은 9일 회동을 가지고 “현 지도부 체제만으로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쪽으로 의견을 수렴했다. 안 의원의 혁신 전당대회안을 수용한 것은 아니지만, 문 대표가 일선에서 퇴진하고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취지다. 이들은 나머지 수도권 의원들의 의견을 취합한 뒤 20여명 이상의 서명이 나오면 문 대표와 안 의원에게 중재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3선 이상의 중진과 전·현직 원내대표들도 적극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들은 “문 대표의 살신성인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시급하다”는 취지의 중재안을 금명간 문 대표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비주류 중심의 ‘구당모임’도 이날 조찬 회동을 갖고 문 대표 사퇴 필요성을 거듭 확인한 뒤 당내 중도지대 정치인들의 모임인 통합행동 측과 공동 중재안 구성을 위해 대화를 이어갔다.
당 외부에서도 중재안이 쏟아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문 대표와 안 의원의 결별은 있어서는 안 되며 단합을 위한 어떤 방안이라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과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 소장 개혁파 원외 인사 20명도 이날 공개 성명을 통해 “안 의원은 탈당을 기정사실화 하지 말고, 문 대표는 당 혼란에 책임을 지고 대화하라”고 촉구했다.
이어진 중재에도 문ㆍ안은 평행선만
안팎의 사퇴 압력에도 불구하고 문 대표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문 대표는 전날 이종걸 원내대표가 “당무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최고위원회에는 불참하겠다”는 말과 함께 자신의 사퇴까지 언급하자 격한 언어를 쓰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이 원내대표가 최고위에 불참하자 “의원들이 뽑은 원내대표는 어쩔 수 없지만, (당무를 거부 중인 최재천 정책위의장 자리와 같이) 당 대표가 임명할 수 있는 당직은 교체할 수밖에 없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천명했다.
사흘째 두문불출 중인 안 의원은 이날도 장고를 거듭했다. 서울 모처에서 고민을 이어가고 있는 안 의원은 최근 문 대표 사퇴론이 불거지는 당 상황을 휴대폰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의 핵심 측근은 “문 대표가 사퇴하더라도 혁신 전대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상황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당의 환부를 수술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고민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이날 당무위가 안 의원의 혁신안을 의결하지 않고 최고위로 다시 넘긴 점을 고려할 때 내주 초까지 안 의원의 장고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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