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집단 행동 가속도…새정치연합 분당 현실화되나

입력
2015.12.08 20:00
새정치민주연합 내 비주류 의원들이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식당에 모여 당내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내 비주류 의원들이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식당에 모여 당내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탈당설이 번지는 가운데 호남 비주류 의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직을 던지며 새정치연합의 원심력에 힘을 더했다.

호남 비주류 의원들은 8일 문재인 대표를 향해 총공세를 펼쳤다. 박지원 의원 등 8명의 호남 정치인들은 이날 긴급 회동을 갖고 문 대표를 향해 “‘호남과 함께 살고 함께 죽겠다’ 한 약속을 지키라”고 전날에 이어 거듭 압박의 수위를 높였으며, 주승용 최고위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당 화합에 대한 의지가 없는 문 대표는 사퇴하라”고 촉구하면서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났다. 전남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주홍 의원은 호남 당원 1,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문재인 대표 소환요구 통보서’를 이날 당사에 제출하기도 했다.

호남 비주류 의원들의 총공세가 이어지자 대규모 탈당과 분당의 위기감이 더욱 커졌다. 새정치연합 안팎에서는 신당 창당에 나선 천정배ㆍ천정배 의원 캠프에 황주홍 의원과 유성엽 의원이 합류할 것이란 소문이 나돈 지 오래다.

하지만 안 의원은 물론 호남 비주류 의원들이 탈당을 하기에는 아직 상황이 무르익지 않았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호남 비주류 핵심 관계자는 “문 대표의 칼질이 호남으로 향한다면 분당 수준의 분열은 어쩔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천정배, 박주선 의원 등과의 합류 여부는 공천의 윤곽이 나오는 시점에 결정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안 의원의 탈당 가능성과 관련한 수도권 비주류 의원들의 셈법은 한층 복잡하다. 안 의원이 탈당 명분으로 내세우는 ‘구태 정치 청산’과 ‘새정치’에는 공감을 표시하고 있지만, 실제 안 의원을 따라 동반 탈당할 경우 수도권 선거 구도상 당선 가능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익명의 수도권 비주류 의원은 “안철수 신당이 매력적인 카드인 것은 분명하나 지난 4ㆍ29 서울 관악을 재보궐 선거처럼 수도권 선거에서 3파전으로 가면 야당이 필패(必敗)하는 구도가 되기 때문에 결론을 쉽게 내기 어렵다”며 “다른 (수도권) 의원들도 (같은 고민 아래)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는 쪽이 많다”고 밝혔다.

수도권 비주류 의원들의 탈당이 현실화된다면 호남 비주류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내년 초 공천 결과가 나올 시점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전망이다. 전날 비주류 모임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문 대표 체제에서 총선 승리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안 의원과 따로 움직인다 해도 승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며 “(비주류끼리) 서로 명확히 말을 나누지 않았지만, 공천 결과가 나오는 시점까지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계산이 (의원들 사이에) 깔려 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안 의원에 대한 수도권 비주류 의원들의 입장은 9일 진행될 긴급 간담회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한 비주류 의원은 “당의 비상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기 위해 수도권의 주류와 비주류 의원들이 모두 모이자는 취지지만, 자연스럽게 안 의원 탈당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당장 어떻게 하자’는 결론보다 (향후 탈당 등) 집단 행동을 해야 하냐 등 장기적 전략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확률이 높다”고 전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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