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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수냐, ‘간’철수냐… 안철수 ‘최후통첩’ 해석 분분

입력
2015.12.06 18:43
안철수 새정치연합 의원이 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표에게 혁신 전당대회 수용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배우한기자 bnwh3140@hankookilbo.com
안철수 새정치연합 의원이 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표에게 혁신 전당대회 수용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배우한기자 bnwh3140@hankookilbo.com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6일 또다시 정면충돌했다. 문 대표가 안 의원의 혁신 전당대회 개최를 거부하는 대신 그의 혁신안을 수용하면서 끝나는 듯하던 힘겨루기가 안 의원의 혁신 전당대회 재요구로 속개된 것이다. 안 의원은 “이번 제안이 마지막”이라며 진정성을 강조했지만, “더 늦기 전에 총선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당내 여론이 비등해지면서 그를 대하는 시선은 예전보다 싸늘하다.

安 “혁신 전대 재고하라”… 강(强)철수 이미지 강조

안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표에게 “혁신 전당대회를 거부한 12월 3일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지긋지긋한 상황을 끝내야 한다는 (문 대표의) 각오와 결기라면 전당대회에서 국민과 당원께 재신임을 묻겠다는 선택은 왜 하지 못하느냐”며 “문 대표가 다시 당선된다면 깨끗이 승복하고 적극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그러나 이날 안 의원의 발언을 ‘이미지 유지 차원의 장기적인 포석’으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안 의원이 실제로 혁신 전당대회를 성사시키기 위해 한 발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평론가는 “‘문ㆍ안 갈등’은 이미 정치적으로는 문 대표의 제압으로 종료됐다”며 “이번 기자회견은 안 의원이 ‘철수(撤收)하지 않는 강철수’의 이미지를 남기기 위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사실 안 의원의 이날 발언 수위는 평소보다 훨씬 높았다. 그는 “(앞으로) 오직 낡은 정치를 바꿔달라는 시대 흐름과 국민의 요구에만 충실할 것”이라거나 “모든 걸 걸어야 한다”는 표현을 통해 결연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과거 서울시장과 대통령 후보직 양보, ‘김한길 민주당’과의 통합 등을 거론하며 “늘 야당의 통합과 정권교체를 위한 선택을 했고 많은 지지자들이 실망하고 비판하고 때론 조롱과 모욕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인내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의원은 ‘탈당’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으면서도 이를 분명하게 암시했다. 그는 문 대표가 끝내 혁신 전대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더 이상 어떤 제안도, 요구도 하지 않고, (의견을) 묻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표가 끝내 자신의 길을 고집할 경우 자신도 탈당을 포함해 내 길을 가겠다는 압박성 최후통첩을 한 것이다.

“탈당ㆍ창당의 어려움 감안한 시간끌기용” 해석도

하지만 이는 역설적이게도 안 의원 스스로가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넓지 않음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문 대표가 수용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제안을 거듭 하면서도 탈당 가능성을 직접 경고하지 않은 것은 문 대표와의 정면충돌 이후에도 비주류와 호남 민심의 지지를 온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한 호남권 비주류 의원은 이날 안 의원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안 의원의 말이 아무리 옳아도 그의 정치력이 이번에도 입증되지 못한 것 아니냐”며 “당분간은 상황을 관망한 뒤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각적인 탈당이 아니라 재반박 수준에 그친 이유가 장기적으로 안 의원의 야당 내 위상이 불안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내년 총선 이후 김부겸 전 의원이나 손학규 전 대표가 부상할 경우 안 의원의 정치적 타격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며 “안 의원이 일차적으로 문 대표 주도의 흐름을 차단한 뒤 충분히 고민할 시간을 갖기 위한 결정을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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