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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정국 여당 완승…野 이종걸 원내대표 책임론

입력
2015.12.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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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걸(왼쪽)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와 함께 여야 원내지도부 합의문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이종걸(왼쪽)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와 함께 여야 원내지도부 합의문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연말 예산 정국에서 새누리당이 사실상 완승했다. 여야가 공히 예산안과 주요법안 연계를 공언하며 ‘벼랑 끝 전술’로 맞붙었지만, 협상 과정에서 단일 대오를 끝까지 유지하지 못한 야당이 결국 힘 싸움에서 밀렸다.

새정치연합은 3일 예산안 처리에서도 대패했다. 야당이 ‘징벌적 삭감’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덜어내려 했던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 예산은 정부 원안대로 통과됐고, 지역간 형평성을 이유로 삭감을 주장했던 대구경북(TK)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도 그대로 유지됐다.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관련 예산을 지켜내고, 새마을운동 관련 예산을 소폭 삭감하는 성과가 있었지만, 예산 규모 면에서 득실 비교가 안 된다.

야당은 1일 기획재정부가 예산안 정부원안 자동상정을 규정한 국회선진화법을 앞세워 예산안 수정 작업을 전면 중단하자 혼란에 빠지며 적전분열 했다. 때문에 2일 열린 새정치연합 의원총회에서는 자조의 목소리까지 나왔다. 특히 법안 처리 과정에서 방패막이로 활용했던 국회선진화법에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격이 됐다는 비판이 많았다.

쟁점법안 협상도 야당이 얻은 게 없다. 표면적으로는 여당의 관광진흥법ㆍ국제의료사업지원법을 야당의 모자보건법ㆍ전공의법ㆍ대리점거래공정화법(일명 남양유업법)을 맞바꿔 균형을 맞춘 형식을 취했다. 하지만 노동개혁 5개 법안 처리의 길을 열어주면서 우군인 노동계의 신뢰마저 잃을 위기에 처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노동개혁을) 논의하기로 하는 데까지는 어쩔 수 없이 끌려간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논의 이후 어떤 것도 약속한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여당이 막판 쟁점법안 직권상정을 압박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가 몰려가 국회의장을 협박한 듯하다”며 책임을 떠넘겼다.

야당의 협상 실패는 지난달 30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합의처리 하면서부터 예견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한중FTA 비준안이 통과되기가 무섭게 야당과 합의한 농어촌상생협력기금 1조원 조성 합의를 흔들고 있다. 재계가 상생기금 조성을 준조세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원유철 원내대표가 “과도했다면 조율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여당 지도부가 동조하면서 합의가 번복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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