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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립대 총장 입맛대로 뽑기' 꼼수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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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국립대 총장 후보 무순위 추천제 시행 논란
지난달 순천대 총장 선임 과정에서 대학이 추천한 1순위 후보자를 배제하고 간선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2순위 후보자를 임명제청 했던 교육부가 총장 임용후보자 무순위 추천 방안을 내놓았다. 일부 국립대가 총장직선제 회귀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교육부 뜻에 반하는 후보자 제청은 어떤 형태로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미로 정부와 국립대 사이에 갈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간선제 도입 이후 1순위 후보자가 결격 사유가 있을 경우 교육부는 관행적으로 학교 측에 후보 재선출을 요구해왔다.
교육부는 국립대 총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1순위와 2순위로 나눠 총장 후보를 추천했던 방식을 순위 없이 2인 이상 추천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국립대 총장 임용후보자 무순위 추천 방안’을 즉시 시행한다고 5일 밝혔다.‘교육공무원법’ 및 ‘교육공무원임용령’ 등 관련 법령에 따르면 순위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었는데, 지금까지 대학 측에서 관행적으로 1순위, 2순위를 정해 교육부장관에 추천해왔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후보자 순위에 매몰되지 않고 대학의 추천권과 인사권자의 임용권을 적절하게 조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총장 임용후보자를 무순위 추천하도록 하는 것은 절차적 정상화”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가 이 같은 방안을 마련하고 ‘즉시 시행’키로 한 것은 총장에 대한 인사권을 철저히 통제하려는 의도라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지난 8월 부산대 교수가 총장 직선제를 요구하며 투신한 이후 부산대와 강원대 등 국립대 사이에서 총장 직선제로의 복귀 움직임이 확산되자 위기의식을 느낀 교육부가 오히려 대학을 더욱 옥죄는 방식을 택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립대 교수는 “무순위 추천방안은 총장직선제로 회귀한 대학에는 임명제청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밖에 해석이 안 된다”고 밝혔다.
이 방안은 또 정부가 최소한의 국립대 자율성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조치로도 해석된다. 그간 대학이 1순위와 2순위를 정해 추천한 것은 총장간선제를 재정지원과 연관시킨 교육부의 방침을 따르면서도 대학의 의사를 존중해달라는 구성원들의 요구의 타협책인데, 이마저도 허용할 수 없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교육부의 1순위 후보 임명제청 거부 및 재추천 요구로 1년 넘게 총장 공백 사태를 맞고 있는 한국방송통신대의 한 교수는 “대학 구성원의 의사는 무시하고 정부가 입맛에 맞는 사람을 뽑겠다는 것을 더욱 노골화하는 방안”이라고 꼬집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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