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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소홀 부담에… 野 ‘국회 시한부 보이콧’ 가닥?

입력
2015.11.0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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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국회의장이 5일 오후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으로 대치하고 있는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와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의장실로 불러 만난 자리에서 두 원내표가 각각 자신의 자리로 가고 있다.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정의화 국회의장이 5일 오후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으로 대치하고 있는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와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의장실로 불러 만난 자리에서 두 원내표가 각각 자신의 자리로 가고 있다.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정부ㆍ여당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따른 국회 파행이 5일에도 계속됐다. 예정됐던 본회의는 결국 무산됐고 예산안 심사도 반쪽짜리로 진행됐다. 이런 가운데 야당이 원내외 병행투쟁을 적극 검토함에 따라 내주부터는 국회 운영이 정상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야는 이날도 국정화 문제를 두고 온 종일 첨예하게 맞섰다. 새누리당은 국회 예결특위에서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단독으로 진행하며 야당을 압박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ㆍ여당을 향해 국정화 강행으로 인한 국회 파행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비쟁점법안과 정개특위 활동기한 연장, 국토위원장 선출 등을 위한 본회의가 열리지 못하는 등 국회 의사일정 전체가 파행을 빚었다.

새누리당은 전날까지 지도부 회의장의 배경을 장식했던 국정화 홍보 문구를 ‘이제는 민생입니다’로 바꿨다. 김무성 대표는 최고위회의에서 “국민을 위한 중차대한 현안이 많은데도 야당은 국회를 파행시키고 장외로 나갔다”고 비난했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일 안하는 국회의원은 존재 이유가 없고 일반기업으로 보면 이러한 행태는 해고 사유”라고 거들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건국절’ 논란을 정면으로 제기하는 등 국정화 이슈를 더욱 구체화했다. 문재인 대표는 황교안 총리의 지난 3일 담화와 관련, “1948년 8월 15일에 건국됐다는 (정부ㆍ여당의) 주장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부정하는 반헌법적 주장이자 북한을 이롭게 하는 이적행위”라며 “친일 부역배들을 대한민국 건국의 주역으로 만들려는 게 바로 정부ㆍ여당이 국정화를 하는 목적”이라고 쏘아붙였다.

새정치연합은 특히 새누리당의 ‘민생 프레임’에 맞서 현 파행 정국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정부ㆍ여당은 민생을 챙기라는 다수 국민의 뜻을 무시한 채 국정화를 강행해놓고 이제 와서 아무 일 없다는 듯 민생을 말하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며 “민생을 파탄나게 만들고 국회를 정지시킨 게 도대체 누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연합은 동시에 내부적으로 주말을 경과하면서부터는 ‘원내외 병행투쟁’으로 전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정기국회 장기 파행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덜어내면서도 국정화 반대여론을 확산시키기 위한 시민사회단체ㆍ학계와의 연대투쟁을 지속키로 한 것이다. 문 대표는 “국정화 문제와 함께 위기에 빠진 경제와 민생도 살려야 한다”며 국회 복귀를 시사했다.

대신 새정치연합은 내주부터 국회에 복귀하더라도 이는 여당의 압박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의 결단에 의한 것임을 부각시키기 위해 애썼다.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정부ㆍ여당이 색깔론을 앞세워 국정화를 강행해놓고 아무 일 없다는 듯 민생을 논의하자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면서도 “국정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나오기 전이라도 여야 협상 결과와 상관없이 우리 당의 의지를 모아 국회 정상화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의화 국회의장이 이날 오후 주재한 여야 원내대표 협상은 성과 없이 마무리됐지만, 오는 6일 원내수석부대표간 회동을 갖기로 하는 등 파행 국회가 마무리될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졌다.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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