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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정화 정국 덫에 걸린 野, 그래도 민생은 챙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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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전면투쟁을 선언했다. 전날 황교안 국무총리의 국정화고시 대국민 입장발표에 맞선 대응이다. 문 대표는“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모든 세력을 모아내는 데 앞장서겠다”며 “다른 정당과 정파, 학계와 시민사회가 함께 하는 강력한 연대의 틀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민들에게 불복종 운동에 나서 달라고도 호소했다.
국회는 야당의 불참으로 예결위 전체회의와 국토교통위의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못하는 등 이틀 째 파행을 면치 못했다. 새정치연합은 국회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대규모 장외투쟁 등 강도 높은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어서 당분간 국회는 공전과 파행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새해예산안 심의와 민생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국정교과서의 덫에 걸려 옴짝달싹 할 수 없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을 놓고 새누리당은 “야당이 계속 민생과 경제를 발목 잡으면서 정쟁에만 몰두한다면 국민의 매서운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국민 다수의 반대여론을 무시한 채 청와대와 함께 국정화를 밀어붙이고 있는 여당이 민생 발목잡기 프레임을 앞세워 야당을 몰아세우는 것은 염치 없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시급한 국정현안과 민생을 제쳐두고 온 나라를 이념 대결과 정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들 게 한 것은 바로 그들이다. 우리는 뻔히 내다보이는 이런 사태를 우려하며 수 차례 국정화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교과서 문제를 풀어갈 것을 주문해왔다. 정국 대치와 국회 파행으로 인한 국정 차질 및 민생 피해의 책임은 1차적으로 여당과 청와대가 져야 마땅하다.
장외의 시민사회 세력 등과 손잡고 범국민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야당에 대해서도 우려가 적지 않다. 야당은 1987년 6월항쟁 당시의‘범국민운동본부’와 같은 공동투쟁기구를 출범시켜 국정화 저지투쟁을 이어갈 방침인 모양이다. 하지만 반독재 민주화 투쟁 에너지가 충만하던 당시처럼 동력을 이끌어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보다 정교하고 영리한 접근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민생 발목잡기 비난을 비껴가기 위해 어정쩡하게 장내외 투쟁을 병행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새정치연합 김부겸 전 의원이 “상대편이 싸움을 걸어오면 어떻게든 나설 수밖에 없는 그런 패턴에는 국민이 너무 지쳐있다”고 지적한 것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민생을 위해 필요하다면 협력할 것은 과감하게 협력해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제1야당이 적절하게 국민에 필요한 일은 하면서 지혜롭게 교과서 국정화 정국을 헤쳐나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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