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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연 재학졸업생 129명 “국정화 즉각 중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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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계의 반발에도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안을 확정 고시한 가운데, 교육부 산하 기관인 한국학중앙연구원 재학생, 수료생, 졸업생들도 “국정화는 시대에 뒤떨어진 시도”라는 성명서를 내고 정부의 독선을 지적했다. 교육부 산하 기관인 연구원에서조차 교수와 재학생의 절반 이상이 국정화를 정면 비판하고 나선 셈이라 ‘불통’ 교육부의 입지는 더욱 축소될 전망이다. 학부 과정 없이 석사 및 박사과정의 대학원 형태로 운영되는 연구원은 정원 약 150명 규모로 도제식 지도 경향이 강한 만큼, 재학생들이 정부 정책 등에 집단 반발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재학생, 수료생, 졸업생 129인’은 3일 성명서를 내고 “국정 교과서가 올바른 역사교과서가 될 것이라는 주장은 정부의 독선”이라며 국정화 강행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역사는 다양한 해석과 시각이 공존할 때 그 가치가 보장되는 만큼 정부에 의해 획일적으로 만들어진 역사교과서는 올바른 교과서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시대에 뒤떨어진 시도이며 국제사회에서도 나쁜 본보기로 남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졸업생인 한국학 연구자 40인은 “(교학사 집필자인) 권희영 교수가 국정화를 적극 옹호하는 모습에 연구원 졸업생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그가 대부분 검인정 교과서가 좌편향됐다고 주장하지만 자유시장 경제 속에서 교학사 교과서가 단 한 학교에서만 채택된 것을 보면 수구세력의 역사관이 얼마나 질적인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의 주장은 우리 국민의 기본 상식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연구자 본연의 임무인 연구와 교육에 몰두하라”고 요구했다.
한 서명자는 "일부 학자의 언행 탓에 묵묵히 한국학 연구에 애쓰는 연구원이 뉴라이트가 득세하는 기관으로 비치는 것이 안타깝다”며 “정부 산하 교육기관인 만큼 연구자들이 신분상 불이익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시대를 역행하는 국정화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 성명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연구원 역사학 전공 교수 8명은 “한국사회가 일구어 온 국제적 위상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다”며 국정화 반대 및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어 사회학, 정치학, 교육학 등 14개 전공 교수 21명도 성명을 내고 국정화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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