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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국정화 고시 강행에 국회 농성 돌입

입력
2015.11.02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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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이 2일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 강행 방침에 반발해 항의농성에 돌입했다. 3일로 예정된 ‘원 포인트’ 본회의도 보이콧하기로 했다. 내부적으로는 국정화 이슈에 대한 장기전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확정고시 이후 반대 여론을 이어 갈 전략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새정치연합 의원 60여 명이 국회 본청 중앙홀에서 항의농성에 들어갔다. 참석자 일부는 철야 농성을 벌였다. 또 법사위원회에 계류 중인 비쟁점 법안 처리를 위해 잡았던 3일 본회의에도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정부가 국정화 확정고시를 이틀 앞당겨 강행키로 했다는 소식을 접한 직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정됐다.

새정치연합은 전방위적으로 국정화 반대 흐름을 조직하는 모습이다. 이날도 국회 예산결산특위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교육부의 국정화 예비비 44억원 편성과 관련한 자료 제출을 거듭 요구하며 정부ㆍ여당을 압박했다.

새정치연합은 내부적으로 정부의 확정고시 이후에도 지금의 반대여론을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반대 여론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췄고 과반을 넘어선 상태”라며 “이제는 집필진 공개, 편찬위원회 구성, 집필 진행 등 단계별 세부 전략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특히 앞으로는 국정화 반대운동의 조력자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방침이다. 국정화 반대의 흐름이 어느 정도 가닥을 잡은 만큼 학계ㆍ시민사회단체가 이를 이끌고 당은 전국단위 조직을 활용해 이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겠다는 것이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시종일관 강경 대응으로 나섰다 여론전에서 밀렸던 세월호 참사를 반면교사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적절한 수위에서 원내외 병행투쟁을 전개함으로써 국정화 반대여론을 길게 끌고 가는 장기전을 준비하겠다는 의미다. 집필 거부나 대안교과서 제작 등은 학계 등 이해 당사자를 뒷받침하고 헌법소원은 교육감들에게 맡기되 법률 지원에 나서는 식이다. 대신 당 차원에서는 국정화교과서저지특위와 교육문화위를 중심으로 입법 활동과 정보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새정치연합은 지금의 국정화 반대여론을 내년 총선까지 끌고가 유권자들이 표심을 결정하는 주요 소재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문 대표는 이날도 “국민들이 압도적으로 반대하고 있는데도 확정고시만 하고 나면 끝이라고 정부가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내년 총선에 기필코 승리해서 역사 국정교과서를 폐지하고 되돌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국정교과서 폐지를 총선 공약으로 내세울 지를 두고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 당 관계자는 “국정교과서 이슈는 여야 대결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정부와 이를 반대하는 국민의 구도로 가야 한다”며 “총선 공약으로 내세울 경우 무당파ㆍ중도층이 이탈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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