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아버지, 좌파에 의해 친일파 매도"

입력
2015.10.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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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일제시대 인수 초등학교 방문

"행적 왜곡 옳지 못한 일" 의혹 반박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9일 선친인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이 설립한 경북 포항시 영흥초등학교를 찾아 선친의 흉상에 헌화하고 있다. 뉴시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9일 선친인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이 설립한 경북 포항시 영흥초등학교를 찾아 선친의 흉상에 헌화하고 있다. 뉴시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9일 부친의 친일 행적 논란을 정면으로 겨냥해 부친이 일제시대 때 설립한 포항 영흥초등학교를 방문했다. 부친인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의 친일 행적 의혹을 반박하는 10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낸 데 이은 적극 대응 기조로 국정화 정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경북 포항 북구에 위치한 영흥초등학교를 방문해“큰누나인 김문희 여사(용문학원 이사장)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당시에 포항에 초등학교가 하나밖에 없었는데 일본 학생을 먼저 받느라 한국 학생들은 못 들어가는 상황이었다”며 “그 당시에 아버지가 민족교육 구국운동 차원에서 일제의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폐교 위기에 놓인 영흥국민학교(초등학교)를 사재의 절반을 털어 세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제가 정치를 안 했다면 아버지가 좌파들에 의해 친일파로 매도 당하는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아버지가 안중근 의사처럼 항일을 하지는 못했지만 일제시대에 독립군 자금도 많이 댔다”고 말했다.

1911년 포항제일교회가 설립한 영흥초는 일제시대 신사참배와 일장기 게양 등을 거부하다 폐교 위기에 놓였고 김용주 전 회장이 1936년 사재의 절반을 털어 인수한 뒤 사실상 새로 설립했다는 게 김 대표 측 설명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1948년 공립으로 전환한 이 학교의 졸업생이다.

김 대표는 학교 초입에 세워진 선친의 흉상에 헌화하고 묵념한 뒤 “(아버지와)저랑 많이 닮지 않았느냐”며 김 전 회장의 평전인 ‘강을 건너는 시간’과 최근 부친의 친일행적을 반박한 ‘고 김용주 선생의 친일 행적 논란에 대한 입장 및 근거자료’을 흉상 앞에 바쳤다. 그는 “지금 와서 우리 민족의 비극을 정쟁으로 (삼아) 과거를 들춰내 과장, 왜곡, 비판하는 것은 참 옳지 못한 일"이라며 부친의 친일 의혹을 반박했다.

이날 영흥초 4~6학년 재학생 90여명이 김 대표의 방문을 맞았으며 교문에는 ‘해촌 김용주 선생가족 김무성 국회의원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영흥초 입구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한국사교과서 국정화를 철회하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긴 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포항=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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