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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보수, 밤엔 진보… '국정화 찬반' 광화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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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찬반 집회가 몰리면서 여론의 풍향을 감지할 수 있는 상징적 무대로 부상하고 있다. 보수단체는 주로 낮에, 진보단체는 주로 밤에 집회를 여는 것이 특징이다.
보수지식인 모임인 ‘좋은 교과서, 정직한 교과서, 올바른 교과서를 지지하는 지식인 일동’ 80여명은 19일 오전 11시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바른 국사교과서는 올바른 국정화를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다”는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권영해 전 국방부 장관, 송정숙 전 보건복지부 장관, 정기승 전 대법관,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 이름을 올렸다.
같은 시간 퇴직 중ㆍ고교 교장들의 모임인 ‘한국중등교장평생동지회’ 회원 30여명도 인근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나라 역사교육 현실을 고려할 때 정부의 국정화 조치는 역사교육 정상화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또 같은 시각 보수단체인 ‘엄마부대’ 회원 10여명도 일민미술관 근처에서 교과서 국정화 지지 서명 운동을 전개했다.
퇴직 교원, 사회 원로 등 기성세대들이 주축을 이룬 보수단체들이 주로 낮 시간에 집회를 연 데 반해 밤의 광화문광장은 청장년층이 많은 진보단체들이 차지했다. 이날 오후 7시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 466개 시민ㆍ사회단체들로 구성된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가 주관하는 촛불 문화제가 닷새째 이어졌다. 교복을 입은 학생과 직장인들이 하교와 퇴근길에 들러 ‘자유발언’ 코너에서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혁신학교인 서울 인헌고 학생 20여명도 이날 오후 8시 종로구 광화문 KT 지사 앞에서 교과서 국정화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2학년 양모(17ㆍ여) 학생은 “하나의 역사를 가르치겠다는 것은 사람마다 생각과 사상이 다르다는 점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학생들이 집회를 연다고 우려하는 분들도 많았지만 우리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싶어 자발적으로 신청자를 모아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말했다.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 관계자는 “서울의 중심이라는 상징성과 유동 인구가 많다는 점에서 서울 광화문광장이 교과서 국정화 찬반 여론의 무대가 되고 있는 것 같다”며 “시민단체 위주였던 집회에 점차 일반 시민들도 참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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