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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통일 논의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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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주요 의제 거론…큰 진전" 불구
美 "평화통일 지지" 원론적 호응만
9월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은 한반도 통일을 주요 의제로 거론했다. 특히 미국과는 통일 환경을 논의할 고위급 전략회의에도 합의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통일 준비가 북한 급변사태에 따른 흡수통일 가능성을 강조한 측면이 짙고, 미중의 원론적 통일 논의 호응을 과하게 해석했다는 논란도 예상된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18일 귀국 후 브리핑에서 “지난 9월 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 오바마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통일 문제를 주요 의제로 거론했다”며 “통일 문제에 대한 국제적 지지 기반을 확장해 나간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밝혔다. 정상회담 직후 나온 ‘2015 북한에 관한 한미 공동성명’에서도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 통일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고위급 전략회의를 강화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앞서 지난달 2일 한중 정상회담 직후 청와대는 “중국 측은 한반도가 장래에 한민족에 의해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을 지지했다”라고 전했다. 미중 양국이 박 대통령의 통일 논의에 호응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의례적인 언급을 과도하게 평가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9월 한중 정상회담 당시 중국의 한반도 통일 지지는 청와대 공개 자료에는 있었으나 중국은 이를 공식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남북관계 개선도 없는 상태에서 통일 거론은 북한 흡수통일로 비칠 수 있어 중국 처지에선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한미 정상회담 후에도 마찬가지 논란이 일고 있다. 주 수석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통일 문제가 어느 정도 거론됐느냐’는 질문에 “박 대통령께서 늘 북핵 북한 문제, 북한 인권문제 등 이런 것은 결국 평화통일이 이뤄지면 그때 다 해결되는 것 아니냐고 말씀해오셨는데 그런 맥락에서 평화통일을 얘기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독일의 경우는 10년 정도 흐른 뒤에 통일이 된다고 했는데 (사흘 만에) 바로 왔다’는 그런 비슷한 말씀을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통일은 사실 어떻게 이뤄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언급하며 독일 통일과 베를린 장벽 붕괴를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은 “평화통일을 지지하는 입장이고 그런 지지 입장을 (이번 회담에서도) 얘기했다. 고위급 전략협의에 대해서도 ‘그렇게 하자’고 말했다”고 주 수석은 설명했다. 한미 간에도 적극적인 통일 논의를 두고 온도 차가 있었다는 의미다.
정상원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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