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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호의 매체는대체] 국정화, 대화로 막는 몇 가지 방법

입력
2015.10.18 10:26

현 정권에서 국사 국정교과서화를 강행한다고 한다. 잘 알려져 있듯 교육제도 측면으로 생각하자면 우리 사회의 다사다난한 역사를 파악하는 여러 시각에 대한 접촉면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기에, 합리적 구석이 전무하다. 공통 텍스트를 통한 사회통합이라는 이유라면, 이미 지금의 사회적 논란에서도 알 수 있듯 합의는커녕 분열과 조롱만 키울 기세다. 필자의 일천한 상상력으로는, 고집이라든지 선거 전략이라든지 하는 불온한 이유밖에 남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행위가 가능한 기반은, 대중의 상당수가 그런 것을 지지해주기 때문이다. 14일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찬반이 오차 범위 안에서 반반으로 갈린다. 문항 설계에 따라서 꽤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음을 감안해도, 이런 지지가 표로 연결되어 승자독식 영광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굳이 교육의 질과 사회적 조율 따위를 신경 쓰겠는가. 그렇기에 필요한 것은 한쪽으로는 분명히 제도적 저지지만, 동시에 수많은 평범한 분들과의 대화다. 설득이란 원래 대단히 어렵지만 최소한 이치에서 밀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 몇 가지 논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언론에서든, 카톡방에서든, 기타 어떤 매체를 통한 대화든, 적절히 변형해서 활용해보자.

지금처럼 치우치지 않은 올바른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는 분들에게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좌파 사관이 걱정되고 불만이신 것은 알겠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념에서 보든 심각한 사회파괴적 인권 침해인 간첩조작 사건의 공안검사를 공영방송을 관장하는 이사장으로 당당히 임명하고 보호해주는 이들이 과연 ‘올바른’ 역사를 골라낼 실력이나 의지가 있을까요. 지금의 교과서 수준이라도 보수적으로 지켜냅시다.

그래도 자학이 아닌 자랑스러운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하는 분들에 대한 대답은 이렇다. 공도 공이지만, 과오를 우리 손으로 고쳐온 과정이야말로 우리 자신과 남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찬란한 역사입니다. 침략의 과거를 지금도 반성하는 독일, 눈 가리고 아웅하는 일본을 보세요. 그러려면 다양한 비판적 시각의 교과서도 함께 봐야죠. 우리도 이제 제발, 국가적 자긍심을 좀 가져봅시다.

논리로는 도저히 통하지 않으면, 최후의 수단이다. 안면몰수하고 어째서인지 지금껏 우리 사회에서 잘 먹힌 개념들로 막가보자. 원래는 매우 똑똑한 당신의 아들딸들이, 획일적 사관 교육으로 인해 인문학적 소양을 지닌 융합 인재로 육성되지 못하고 무한경쟁에서 뒤처집니다. 근대 문물 유입의 제1 개국, 인터넷 물결의 제2 개국에 이어 지금 우리 앞에는 전세계적 인재풀 자유시장 무한경쟁의 제3 개국의 시대가 열립니다. 국정교과서 같은 후진적 교육에 집착하느라 이런 글로벌 패러다임에 적응하지 못하면, 블루오션으로 창조경제를 이룩하고 새마을 한국을 만드는 것에 심대한 지연이 생기며 후진국으로 떨어집니다. 아 맞다. 그렇게 국력이 약해지면 북한이 침략해옵니다.

미디어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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