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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500명 근현대사학회 "국정 교과서 집필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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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거슬러 가는 행위" 성명
이대·부산대 등 교수 보이콧도 확산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한 가운데 대학 역사학과 교수 및 학회의 ‘집필 거부’ 선언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동참하는 대학과 학회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역사학계와 정부의 갈등이 고조될 전망이다. 정부와 여당은 “역사는 역사학자의 전유물이 아니다”며 국정화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15일 전국 주요대학 역사학과 교수들의 역사 국정교과서 집필거부 선언은 3일째 계속 이어졌으며, 국정화 철회 요구 성명도 나왔다. 이날 하루 이화여대와 국립대인 부산대, 전남대 교수들이 집필 거부에 동참했고, 한국외대ㆍ성균관대ㆍ서울시립대ㆍ중앙대 등 4개 대학 사학과 교수 29명도 연대성명을 통해 국정교과서 집필은 물론 제작 과정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13일 연세대, 14일 고려대ㆍ경희대 교수들이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 불참을 선언했으며 서울대 역사학 교수들도 집필 불참을 논의 중이다.
한국근현대사학회도 이날 성명을 통해 집필을 거부키로 했으며, 한국역사연구회 등 다른 학회도 회원들의 뜻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 학자들이 거의 한 목소리로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반대하는 것은 역사의 해석과 교육의 다양성이란 흐름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화여대 역사학 관련 교수 9명은 집필 거부를 선언하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에 이르기까지 정부와 여당이 보여준 태도를 보면 정부가 역사를 통제하고, 창조하고, 이를 후세들에게 강요하려 한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이화여대 교수 74명은 국정화 방침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부산대 역사학과 교수 24명 전원은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학문ㆍ사상의 자유라는 헌법 정신, 헌법 가치 파괴 행위라고 규정하며 집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남대는 해외 체류와 장기 출장 교수 2명을 제외한 역사학 관련 교수 전원인 19명이 집필 거부를 선언했다. 연대성명을 통해 집필 거부 의사를 밝힌 한국외대 등 4개 대학 사학과 교수 29명은 “역사를 국정화하는 것은 전제정부나 독재체제에서나 행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전국 대학 및 연구기관 소속 학자 500여명이 가입된 한국근현대사학회가 집필 불참을 선언한 것은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학회는 이날 전ㆍ현직 회장단의 이름으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은 역사를 거슬러 가는 행위”라며 “반역사적인 행위에 동참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근현대사 분야는 교과서 편향성 논란을 야기한 핵심 분야로 관련 전공의 학자들이 대거 집필 불참을 선언하면서 국정 교과서 집필진 구성에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교육부와 국사편찬위원회는 역사학이 아닌 정치사, 문화, 사회 등 분야에서도 집필진을 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강조, ‘역사학자가 참여하지 않는 역사교과서’ 논란을 예고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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