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상회담 최대의제는 북한… 한국이 亞 재균형의 중심"

한국전 참전기념비 워싱턴을 방문 중인 박근혜대통령이 14일 오전(현지시각) 웨스트포토맥 공원 내 한국전 참전기념비를 찾아 헌화하기 위해 19인상을 지나가고 있다. 워싱턴=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오는 16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는 북한 문제를 필두로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과 사이버 안보를 비롯한 글로벌 이슈 등이 비중 있게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태평양 담당 선임보좌관과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는 14일 워싱턴D.C. 외신기자클럽에서 한미 정상회담 사전브리핑을 갖고 예상 의제 등을 설명했다.

크리튼브링크 보좌관은 "두 정상이 상호 이익과 관심사에 대해 자세히 논의할 것"이라면서 "그중에서도 특히 북한이 최대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두 정상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북한의 비핵화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을 진정성 있고 의미 있는 비핵화 회담에 복귀시키는 여러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면서 "동시에 북한에 9·19 공동성명의 약속과 의무를 이행할 것과 함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떤 행동도 취하지 말 것을 촉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박 대통령으로부터 최근의 남북관계 상황에 대해 얘기를 듣고 싶어하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박 대통령의 노력에 대한 지지를 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셀 차관보는 "미국의 아시아재균형 정책은 2009년 오바마 대통령 취임과 함께 시작됐다"며 미국의 핵심 외교·안보정책인 아시아재균형 정책을 강조하면서 "올해 들어 아시아 정상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 이어 박 대통령이 4번째로 미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어 "아태 지역에서 한국이 아시아재균형 정책의 가장 중심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중국 열병식 참석을 계기로 한국과 중국이 너무 가까워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우리는 이 문제를 '제로섬'의 용어로 보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한국과 다른 동맹 등 역내 모든 국가가 중국과 건설적인 관계를 갖기를 독려한다"고 말했다.

크리튼브링크 보좌관 역시 수차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며 한중관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일축했다.

리퍼트 대사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문제가 의제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해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돼 있지 않음을 시사했다.

리퍼트 대사는 자신이 테러로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박 대통령이 병문안을 온 사실을 거론하면서 "왜 두 정상이 서로 좋아하고 잘 지내는지 알게 됐다. 두 정상 모두 실질적이고 매우 통찰력 있으며 왜 '개인적 코드'(personal chemistry)가 잘 맞는지 이해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런 두 정상의 좋은 관계가 양국 관계의 모든 분야에 낙수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셀 차관보는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추가 가입 문제와 관련해 "박 대통령(한국 정부)이 TPP에 관심을 표명했고, 오바마대통령(미국 정부)이 환영했다"면서도 "지금은 막 타결된 TPP 협정에 대한 각국 의회의 비준에 노력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국정교과서 추진 논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삼간 채 "한국은 민주주의이기 때문에 한국 국민과 그 대표자들이 결정을 내릴 문제"라고 답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