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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전쟁 치솟는 불길에… 與 공천권 내홍은 물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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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朴대통령 배웅 화해무드
공천 룰 기구 인선 언급도 자제
친박서도 위원장 양보設 나와
당내에선 "양측 작전상 후퇴" 시각
결선투표제 도입 등 또 충돌할 수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정국을 뒤흔들면서 공천 룰을 둘러싼 새누리당의 내홍은 급격히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다. 대야 전선이 명확해지면서 집안 싸움은 잦아든 것이다. 하지만 친박계와 비박계 모두 공천 룰 싸움의 성패에 따라 정치적 입지가 확연히 갈릴 것으로 보는 만큼 양측간 대립은 언제든 표면화할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김무성, 靑과 거리 좁히기… 친박계 양보론 솔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길을 배웅했다. 김 대표는 14일 “(박 대통령과) 좋은 얘기를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당부 사항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있었지만 비밀이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김 대표의 이날 모습을 두고 “박 대통령과 아무 문제 없음을 의식적으로 강조하는 것 같다”는 해석이 나왔다. 박 대통령이 특별히 뭔가를 당부했다는 뉘앙스를 풍긴 게 단적인 예다. 불과 보름 전만 해도 그는 박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 출국ㆍ귀국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특히 박 대통령 부재 중에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들고 나와 친박계와 ‘공천 전쟁 1라운드’를 벌였기 때문이다.
실제 김 대표 측은 최근 계파간 갈등의 핵이었던 특별기구 인선 문제에 대한 언급을 삼가며 청와대와 ‘화해모드’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 김 대표와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의 만남이 있은 뒤 이 같은 모습이 두드러진다. 당시 회동에서 물밑조율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친박계도 속도조절에 나서는 분위기다. 향후 공천 룰 논의 과정에서 당원투표와 여론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하는 현행 당헌ㆍ당규의 골간을 유지할 경우 특별기구 위원장을 양보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간 친박계는 이주영 의원을, 김 대표 측은 황진하 사무총장을 각각 고집하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비박ㆍ친박 모두 작전상 후퇴… “갈등은 휴화산”
하지만 당 안팎에선 친박계와 비박계의 이 같은 휴전 기류를 ‘작전상 후퇴’로 보는 시각이 많다. 여당 내 공천권 갈등 조기 점화가 청와대나 김 대표 측 모두 득보다 실이 많다는 당내 평가가 지배적인 만큼 일단은 한발씩 물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한 친박계 의원은 “자칫 잘못하면 상황이 걷잡을 수 없게 악화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공통적으로 작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대야 전선이 확실히 그어진 만큼 ‘번외 경기로’ 친박ㆍ비박계 공히 선명성 경쟁을 통해 우군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실상 ‘역사ㆍ이념 전쟁’으로 번져가고 있는 만큼 이번 참에 보수 세력의 확실한 ‘장자’ 지위를 차지한다면 뒤이어 벌어질 ‘공천 룰 대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물밑에서 ‘공천 전쟁 2라운드’를 준비하는 분주한 움직임이 감지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친박계는 19대 국회에 대한 비판여론을 상기시키며 결선투표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현역의원 물갈이’의 통로를 열겠다는 의미다. 반면 비박계는 수도권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대오 정비에 한창이다. 한 재선의원은 “김 대표 측에서 의원들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데 언제든 의원총회를 열어 수적 우위를 보여줌으로써 공천 룰 논의를 주도하겠다는 의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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