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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교과서' 여론 찬반 양분… 역사 교사들은 92%가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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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찬성 47.6% 반대 44.7%
이념 논쟁이 사회 갈등ㆍ분열 비화
대학가ㆍ역사학자 불복종 운동 확산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로 “국민통합의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했지만, 국민들의 의견은 절반으로 쪼개졌다. 역사학자들의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 불참 선언이 확산되고, 대학가도 교수와 학생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적인 반대 운동까지 펼쳐지면서 ‘국정’이 야기한 이념 논쟁은 사회 전반의 갈등과 분열을 확산시키는 양상이다.
갈라진 여론은 통합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나타났다. 14일 머니투데이 더300이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해 여론조사한 결과 찬성 47.6%, 반대 44.7%로 의견이 반으로 갈렸다. 찬반 의견이 오차범위(±3.1%포인트) 안에서 양분돼 극한 분열이라는 평가다. 보수층과 진보층은 각기 찬성이 76.3%, 반대가 75.7%로 양극으로 갈라졌고, 지역별로도 영남지역은 찬성, 호남지역은 반대가 압도적이었다. 충청과 서울에서는 반대가 52%대로 찬성보다 많았다.
국정 역사교과서를 가르쳐야 할 역사 교사들의 인식은 더욱 비관적이었다. 이날 재단법인 경기도교육연구원이 발표한 ‘역사 교과서 발행체제 및 역사교육 정책에 대한 경기도 역사교과 담당 교사의 인식조사’ 결과에서 설문 응답자 1,009명 중 91.58%(925명)가 역사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발행하는 것에 반대했다. ‘국가가 역사 해석을 독점하고 정치적 목적 하에 왜곡된 역사 인식을 강요할 수 있다’는 이유가 가장 컸다.
진보교육감들의 대안교과서 제작 선언에 이은 역사학자들의 ‘불복종 운동’도 이어졌다. 전날 연세대 사학과 교수 전원(13명)이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 선언을 한 것을 신호탄으로 이날 고려대 역사계열 교수 22명과 경희대 사학과 교수 9명 전원이 국정 역사교과서 제작에 불참을 선언했다. 한국학연구회, 민중운동사학회 등 주요 역사학회에서도 집필 거부 선언을 내놓는다는 방침이어서 역사학계의 불복종 운동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교수ㆍ학생들의 반대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 서울여대 교수 60명은 이날 성명을 통해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역사에 대한 권력의 횡포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며 정책 철회를 요구했고, 고려대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각각 국정화 반대 기자회견과 서명 운동에 나섰다. 서울대와 숙명여대 등 대학들에서는 국정화 방침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나붙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운동은 전국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부산, 광주, 전남, 전북, 경북 포항 등에서는 시도의회, 시민단체, 교사단체, 시민과 학생들이 나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요구했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당내 국정교과서 대응상황팀을 구성하고 15일부터 ‘10만명 반대의견 모으기 운동’이라는 전국 단위 서명운동에 돌입키로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민주언론시민연합 민족문제연구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민주노총 등 시민노동단체들은 정치 편향성을 보인 김정배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퇴진을 촉구하고 나서는 등 정부의 국정화 방침에 따른 파장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이범구기자 ebk@hankookilbo.com
이대혁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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