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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제안한 한중일 공동교과서는 어디로…

입력
2015.10.1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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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화, 다양한 논의 원천봉쇄, 자유발행제 세계 추세에도 역행"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사실상 정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해 연구ㆍ발간하는 한중일 공동 역사교과서 논의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다양한 시각을 담아 서로의 역사를 이해한다는 한중일 공동 역사교과서 발간 취지에 모순되고 자유발행제로 가는 전 세계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어서, 발행에 참여하는 한국 학자들의 입지를 좁힐 것이라는 지적이다.

9일 역사학계, 국제관계학계 등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지난 2013년 11월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면서 ‘동북아 미래에 대한 인식 공유’를 위해 한중일 공동 역사교과서 발간을 제의했다. 독일과 프랑스, 독일과 폴란드의 공동 역사교과서가 대표적 사례로 거론됐고, 협력과 대화의 관행을 쌓아 불신과 갈등을 최소화하는 한중일 국가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한국사 국정화로 한중일 공동 역사교과서에 대한 이런 기대는 접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신철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연구교수는 “영토문제, 위안부 문제 등 국가 대 국가의 입장이 충돌할 경우 공동교과서는 각국 입장을 병렬적으로 쓰면서 학생들이 토론하게 하는 교과서”라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이런 부분을 원천 봉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동 역사교과서를 학교 현장에서 교과서로 쓰겠다는 장기 계획도 없던 일이 될 전망이다. 이 교수는 “각국 검인증 체제를 통해 실제 학교에서 쓸 수 있는 역사 교과서를 만들자는 것이 박 대통령의 주장이었다”며 “한국사가 국정화 되면 한중일 공동역사 과목 신설이 불가능해지고 교과서 개발 논의 자체가 원천적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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