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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의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국감장 발칵

입력
2015.10.0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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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조국 겨냥 "친북행적 있을 것"

野 거센 반발… 與 의원도 가세 질타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2일 국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또다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공산주의자”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국 서울대 교수를 향해서도 “과거에 친북행적이 있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논란을 확대시켰다. 고 이사장의 문제 발언으로 이날 국감은 두 차례나 중단되는 등 파행을 빚었다.

고 이사장은 이날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국감에 출석해 “문재인 대표에게 공산주의자라고 했는데 사실이냐”는 전병헌 새정치연합 의원의 질문에 “공산주의자라고 말한 것이 아니라 공산주의자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방문진 감사를 맡던 2013년 1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년 하례회에서 과거 ‘부림사건’을 언급하며 문 대표는 공산주의자라고 발언했다. 문 대표는 고 이사장을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으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법원이 일부 좌경화됐다는 고 이사장의 과거 발언도 논란의 불씨였다. 일부 야당의원들이 이를 근거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것이냐고 따지자 그는 “문재인 대표와 한명숙 전 의원님은 대법원 판결을 받고 사법부 전체를 비판한 것으로 아는데 거기에 비하면 (본인이) 법원이 일부 좌경화됐다고 문제제기 한 것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것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답했다.

이에 야당 간사인 우상호 의원은 “더 이상 정상적인 국감을 진행할 수 없다”며 국감 시작 1시간 만인 오전 11시쯤 퇴장을 선언했고, 야당 의원들이 모두 국감장을 빠져 나갔다. 20분 후 국감은 야당 의원들의 복귀 후 고 이사장의 유감 표명으로 어렵사리 재개됐지만, 야당 의원들의 공세와 고 이사장의 반박으로 살엄음판을 걷는 듯했다.

고 이사장의 황당 주장에 야당 의원들은 물론 여당 의원들까지 가세했다. 우상호 의원도 친북인사라는 고 이사장의 주장에 검찰 출신인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내가 볼 때 우상호 의원은 아주 품격있는 국회의원이다”며 “그게 친북용공이라면 대한민국 국민 몇 백만이 친북용공”이라고 검찰 선배인 고 이사장을 질타했다.

고 이사장은 야당 의원들의 거듭된 추궁에 “(해당 발언으로 고발을 당한 상황에서) 국정감사장이 뜨거워지고, 제가 잘못된 발언을 하면 법정에서 불리해지기 때문에 답변하지 않겠다”고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이에 최원식 새정치연합 의원은 “(국감장이) 뜨거워지더라도 듣고 싶다. 소신 있게 답변하라”고 압박했고, 고 이사장은 “그러니까 질문을 하시라. 답변을 할테니까”라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결국 야당 의원들은 고 이사장의 고압적인 답변 태도를 문제 삼으며 오후 국감 중 다시 한 번 퇴장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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