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김무성 vs 문재인… 차기 대선주자 '총선 빅 매치' 성사될까

입력
2015.09.25 04:40
구독

내년 총선 부산 동시 출마 가능성에

문재인 "조금 더 시간 달라" 신중

김무성도 "소이부답" 말 아껴

패배땐 정치생명 치명타 속단 일러

김무성 지역구 통·폐합 대상도 변수

당 혁신위로부터 내년 총선에서 부산 출마를 요구받은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24일 서울 광진구 자양로 동서울우편집중국을 찾아 현장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당 혁신위로부터 내년 총선에서 부산 출마를 요구받은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24일 서울 광진구 자양로 동서울우편집중국을 찾아 현장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가 문재인 대표에게 ‘부산 출마’를 요구하면서 여야 차기 대선주자 간 ‘빅 매치’가 정치권 화두로 떠올랐다. 문 대표가 만약 불출마 의사를 접고 내년 총선에서 부산에 출사표를 던진다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지역구인 영도구를 택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야권에서 불거진 여야 대표 ‘부산 빅 매치’

새정치연합 혁신위는 문 대표가 출마해야 할 지역구를 구체적으로 못박지 않았지만, 열세 지역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를 감안하면 김 대표의 지역구인 영도구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새정치연합 혁신위원인 조국 교수가 개인적 희망을 담아 “문 대표가 김 대표와 한번 붙어보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어 빅 매치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문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는 새정치연합 비례대표인 배재정 의원이 사실상 물려받은 상태라 문 대표가 돌아갈 수도 없다.

만약 두 대표의 맞대결이 성사될 경우 헌정 사상 처음 여야 교섭단체 대표가 맞붙는 것이어서 총선 최고의 흥행지역으로 부상할 게 분명하다. 더구나 두 대표는 각각 여야 차기 대선후보 1위를 달리고 있어 대선 전초전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유례가 없는 세기의 대결은 그만큼 위험성도 높아 양측이 신중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빅 매치의 승자는 차기 대권 레이스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지만 패자는 정치 생명에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양측 모두에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고위험 고수익)'의 게임인 셈이다.

때문에 양 당사자들은 아직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 대표는 23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혁신위의 부산 출마 요구는 “심사 숙고하겠다”며 가능성은 열어 뒀지만 구체적 지역구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2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그는 영도 출마론에 대해 “조금 더 시간을 달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문 대표의 부산 영도 출마설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소이부답(웃음으로 답을 대신한다)”이라고만 답한 채 말을 아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공대 교수들의 공저 '축적의 시간'을 소개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공대 교수들의 공저 '축적의 시간'을 소개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오픈 프라이머리, 선거구획정 등도 변수

빅 매치 성사까지는 정치 환경의 문제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김 대표가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오픈 프라이머리의 향배를 주목하고 있다. 새누리당 소장파 의원 일부가 “김 대표가 추진해온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가 흥행하려면 당의 차기 주자들이 국민의 예상을 뛰어 넘어 손가락이 아니라 팔이 잘릴 수도 있을 정도로 어려운 지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라 김 대표가 어려운 결단을 촉구받을 수도 있다.

중앙선관위 산하 선거구획정위가 정한 인구 기준에 따르면, 김 대표의 영도구, 정의화 국회의장의 중ㆍ동구,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의 서구가 모두 하한 미달로 통ㆍ폐합 대상이라는 점도 변수다. 정치권에서는 중구와 동구를 떼내 서구와 영도구에 각각 통합하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세 사람이 모두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한다면, 1명은 공천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어 정 의장이나 김 대표의 불출마설도 거론되고 있다.

총선 상황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총선을 지휘하는 정당 대표는 비례대표로 안전판을 확보한 뒤 전국 선거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게 관례였다. 이에 따르면 김 대표나 문 대표 역시, 지역구에서 맞붙기 보다 비례대표 순번을 받은 뒤 전국 선거판에서 격돌할 수도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김지은기자 luna@hankookilbo.com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