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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대표 총선 룰 담판" 김무성, 문재인에 제의

입력
2015.09.24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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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프라이머리 출구찾기 나서

권역별 비례제와 빅딜 가능성도

획정위, 지역구 수 단일안 결론 못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여야 대표간 ‘총선 룰’ 담판으로 오픈 프라이머리 논란의 출구찾기에 나섰다. 친박계의 반대로 좌초 위기에 놓인 오픈 프라이머리의 불씨를 살려내거나 최소한 ‘야당 탓’이라도 하려는 것이다.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야권이 요구해온 권역별 비례대표제와의 ‘빅딜’이 성사되면 정국의 주도권을 틀어쥘 수도 있다.

김 대표 측은 24일 여야 대표 회동을 유난히 서두르는 모습이었다. 늦어도 25일에는 만나 내년 총선에 적용될 정치관계법 개정 문제를 비롯한 정국 현안을 논의하자고 먼저 제안했고, 야당 측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하자 추석연휴 중에라도 회동할 수 있다는 식으로 논의 가능성을 무한정 넓혀 놓았다.

한 때 여야 대표가 이날 오후 전격 회동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간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측이 곧바로 “연락 받은 바 없다”고 부인하면서 맥이 빠졌다. 김 대표는 월남전 참전 51주년 기념식 직후 기자들에게 “(추석)연휴 중에 한번 만날 것”이라고 회동 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 대표 측은 문 대표와 만나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여부에 대한 최종 입장을 확인하고 싶은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이 거부 의사를 확실히 한다면 이를 명분으로 대안 마련에 나설 수 있고, 반대의 경우라면 오픈 프라이머리의 불씨를 살려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 대표는 그간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에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공언해왔던 만큼 무산될 경우 정치적 책임론에 휩싸일 수 있다. 이미 친박계는 “책임지겠다는 말을 지켜야 한다”고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런 만큼 알리바이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친박계의 요구에 따라 오는 30일 공천 문제를 논의할 의원총회가 예정돼 있어 김 대표로서는 조급할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야권의 동의 없이는 오픈 프라이머리가 어려운 터라 자칫 이를 두고 친박계와 정면충돌할 경우 수세에 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이날 새정치연합 혁신위의 인적쇄신안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훈수를 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선거 때마다 사람을 많이 바꿨지만 정치는 오히려 퇴보했다”며 “제도를 바꿔야 진정한 개혁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이 개혁의 핵심이라고 거듭 주장한 것이다.

정치권에선 여야 대표 회동이 성사되면 오픈 프라이머리와 권역별 비례대표제 간 빅딜 여부를 놓고 줄다리기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능성이 높진 않아 보이지만, 비판여론을 의식해 300명으로 묶어둔 의원정수 확대 논의가 맞물리면 구체적인 진전을 점쳐볼 수도 있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한편,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이날 20대 총선 지역구 수를 244∼249개 범위 중 몇 개로 할 지 단일안을 내놓키로 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획정위 결정 보류를 놓고 정치권의 대타협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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