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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자택으로 최고위원들 초대 '단합 만찬'

입력
2015.09.23 04:40

"재신임 문제로 걱정 끼쳤다"사과

소주잔 기울이며 비주류 껴안기

혁신위는 인적쇄신안 수위 고심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들이 22일 서울 구기동 문재인 대표 자택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문 대표가 취임 후 의원들에게 자택을 개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왼쪽부터 오영식.주승용 최고위원, 이종걸 원내대표, 유승희 최고위원, 박광온 대표비서실장, 전병헌 최고위원, 문 대표, 이용득 최고위원. 새정치민주연합 제공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들이 22일 서울 구기동 문재인 대표 자택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문 대표가 취임 후 의원들에게 자택을 개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왼쪽부터 오영식.주승용 최고위원, 이종걸 원내대표, 유승희 최고위원, 박광온 대표비서실장, 전병헌 최고위원, 문 대표, 이용득 최고위원. 새정치민주연합 제공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2일 자택에서 최고위원들과 파격적인 만찬회동을 갖는 등 재신임 정국에서 정면충돌했던 비주류 껴안기에 본격 나섰다. 비주류의 반발이 여전하고 신당 움직임도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통합 행보를 시작한 것이다.

문 대표는 이날 저녁 최고위원 전원을 서울 종로구 구기동 자택으로 초대해 식사와 함께 소주잔을 기울이며 당 안팎의 현안을 논의했다. 문 대표는 먼저 “(그 동안) 재신임 문제로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걱정을 끼쳤다”고 사과의 뜻을 밝힌 뒤, “잘해봅시다”라고 인사말을 했다. 이에 주승용 최고위원은 “대표에게 싫은 소리를 했지만, 당을 위해 한 것이니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화답하는 등 시종일관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대화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재신임 정국에서 문 대표와 각을 세워온 이종걸 원내대표도 이날은 “뒷걸음치지 말고 과거가 아닌 미래로 나아가자”는 말로 화합에 방점을 찍었다. 다만 “안철수 의원의 혁신안을 주목하고 혁신에 또 혁신하자”며 여전히 문 대표의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표는 이날 만찬을 기점으로 추석연휴 이후 비주류 측 핵심의원들이 참여하는 특보단을 구성해 당내 정책과 현안을 논의하는 등 새로운 소통 채널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정세균 상임고문이 제안한 당내 지도자급 연석회의 구성도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다.

하지만 문 대표가 공을 들이고 있는 통합 행보의 성패는 일차적으로 23일 혁신위원회가 발표할 인적쇄신안의 수위에 따라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혁신위가 언뜻언뜻 내비친 대로 호남ㆍ중진의원 물갈이와 86그룹 하방론 등을 공식적으로 제기하고, 특히 대상이 될 의원들의 실명까지 거론될 경우 당내 계파 갈등이 급격히 달아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혁신위도 당내 통합 노력에 최대한 부응한다는 전제 하에 인적쇄신안의 수위를 놓고 막판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핵심당직자는 “어렵사리 내홍을 마무리지은 상황에서 마지막 혁신안이 또다른 원심력으로 작용한다면 100일간의 혁신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신중론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그러나 부적절한 언동으로 해당 행위를 한 당원에게는 공천 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등 기강 확립과 관련한 방안, 비리 혐의로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 공천 자격심사 단계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방안 등은 포함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혁신위 관계자는 “특정 연령ㆍ지역ㆍ그룹을 지목하지 않고 당 대표를 포함해 ‘백의종군해야 한다’고 언급되는 모든 인사들에게 자발적인 인적쇄신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최종안이 나올 확률이 높다”면서도 “마지막까지 의견 조율이 필요한 만큼 최종 결론은 발표 직전에나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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