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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野, 재신임 투표 집착 대신 내분 수습책부터 찾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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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이 18일 창당 60주년 기념식을 치렀다. 지난해 3월 민주당과 안철수 세력의 통합으로 출범했지만 정통야당의 적통을 잇는다는 뜻에서 1955년 9월18일 민주당 창당을 당의 기원으로 삼아 공 들여 준비한 행사다.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표와 당 원로들은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와 민생, 평화통일 추구에 앞장서 온 역사를 되돌아보고 “국민과 함께하는 100년 정당 건설”을 다짐했다.
그러나 당의 뿌리와 역사를 되새겨 당내 화합과 단합을 이끌어내고자 했던 창당 60주년 기념식의 취지는 기대했던 만큼 빛을 발하지 못했다. 주류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혁신안 중앙위원회 처리가 남긴 앙금과 문 대표의 재신임 투표를 둘러싼 당내 계파 갈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날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도 문 대표의 재신임 투표 문제를 놓고 날 선 설전을 벌였다. 당 원로들이 창당기념식에서“분열은 역사에 대한 배신”이라며 단결을 이구동성으로 촉구했지만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문 대표가 이날 야당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거론하며 “우리의 현실은 그 역사 앞에 부끄럽다”고 자성한 것도 이런 상황을 의식해서였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제1야당 갈등의 한 가운데 서 있는 문 대표다. 말로만 자성하고 남 탓에 매달릴 때가 아니다. “단결과 혁신으로 국민의 희망이 되는 100년 정당을 만들어가자”는 호소가 진심이라면 누구보다도 당내 화합과 단결에 앞장서야 한다.
문 대표는 자신의 리더십을 흔드는 비주류측 공세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혁신안 중앙위 통과에 이어 재신임 투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그러나 재신임 투표 강행으로 당내 갈등이 더욱 심해진다면 승리한다 해도 의미가 없다. 그렇게 밀어붙인다고 고분고분 승복할 비주류가 아니다. 결국 분열의 에너지만 커져 분당이라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하게 될 개연성이 높아진다. 그게 내년 총선에서 어떤 재앙적 사태를 야당에 초래할지 문 대표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문 대표가 당내 중립적인 중진들의 강력한 요청을 받고 재신임투표 문제를 신중히 고려하겠다고 한발 물러선 것은 다행한 일이다.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지도부 흔들기 중단 약속 등의 조치가 취해지면 재신임 투표를 철회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사전 담보 등을 전제로 내거는 것은 속 좁은 처사다. 혁신안의 중앙위 통과로 문 대표의 재신임은 이미 이뤄졌는데 대범하게 재신임 투표를 철회하고 갈등 수습과 화합에 나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 반목하고 갈등하는 모습이야말로 그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마음을 야당에서 멀어지게 한다는 사실을 문 대표는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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