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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순환출자 해소 10월로 앞당겨라"

입력
2015.09.14 04:40

TF팀, 80% 고리 끊기 세부작업

당초 11월서 한 달 빨라질 듯

'국감 출석해 투명 경영 공개' 예고

쓴소리 들을 기업문화개선위 출범

“순환 출자 구조 해소 시기를 11월보다 앞당겨라.”

두 달 전 오너들의 경영권 분쟁 이후 경영 혁신을 천명한 롯데그룹이 혁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무엇보다 신동빈 회장이 당초 11월 말로 예정된 순환 출자 구조의 80% 고리를 끊는 해소 시기를 다음달로 훨씬 앞당기라는 특명을 내렸기 때문이다.

13일 본보 취재 결과 롯데그룹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달 발족시킨 전담팀(TFT)이 제시한 순환 출자 구조 해소 시점을 11월 말보다 앞당기는 세부작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고위 관계자는 “TFT에서 순환출자를 하루 빨리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순환출자 해소 시점이 11월 말에서 한 달 이상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정은 신 회장이 직접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이 순환 출자 구조 해소를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경영권 분쟁 기간 복잡하게 얽힌 지배 구조 탓에 투명하지 못한 기업으로 굳어진 이미지를 풀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신 회장은 지난달 28일 직접 나서서 약 358억원의 사재를 털어 롯데건설이 갖고 있던 롯데제과 주식 1만9,000주를 사들였다. 덕분에 롯데그룹의 순환 출자 고리 34%가 끊어졌다.

이처럼 경영 혁신에 강한 의지를 표시한 신 회장은 17일로 예정된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 감사 때 증인 출석도 직접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국감 때 증인으로 채택된 신 회장의 출석 여부를 놓고 그룹 내부에서 여러 의견이 많았는데 신 회장이 출석을 직접 결정했다”며 “현재 그룹에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총수가 직접 나서서 지배 구조 개선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밝혀 경영권 분쟁으로 퍼진 반(反) 롯데 정서를 해소하고 이미지 전환의 기회로 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롯데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주요 대기업 오너들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많이 채택됐지만 대부분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며 “이와 달리 신 회장은 최대한 준비해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는 신 회장의 강력한 경영 혁신 의지에 따라 기업문화개선위원회도 이번 주에 본격 출범시킬 예정이다. 위원회는 공동위원장 및 위원 10여명과 실무를 담당할 사무국, 전담팀 등 총 20여명으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내부 목소리 뿐 아니라 외부 전문가의 쓴 소리도 반드시 반영하라”는 신 회장 주문에 따라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등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사외 인사 5명을 포함시켰다.

롯데는 위원회에서 나온 외부 전문가들의 조언을 경청하고 변화를 위한 정책들을 결정할 계획이다. 신 회장은 기업문화개선위원회 출범과 관련해“새로운 각오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며 활발한 소통을 통해 고객, 협력사, 임직원 모두에게 사랑 받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이번 위원회 출범을 변화와 혁신을 실천해 나가는 초석으로 삼아 전 임직원이 함께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롯데의 경영 혁신은 그룹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의 기업공개로 정점을 찍을 예정이다. 여기 맞춰 롯데는 KDB대우증권과 메릴린치인터내셔널, 시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후속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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