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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걸 "문재인 재신임 제안, 유신 떠올라"

입력
2015.09.13 22:51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창당 60년 사진전 개막식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창당 60년 사진전 개막식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투표 제안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에 빗대 새로운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13일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에서 문 대표의 재신임 투표 제안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유신헌법 제정 당시 재신임을 요구한 것에 빗대 "박 전 대통령 시절 유신을 떠오르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화) '변호인'의 상징인 문 대표가 재신임을 내놓으면 국민이 박 전 대통령을 떠올리지 않겠나"라며 "재신임은 유신시대의 언어로, 진보세력에게는 트라우마가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지금 재신임 방식은 어느 한 쪽이 다른 쪽을 완전히 꺾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의 발언이 알려지자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트위터 글을 통해 "중진모임에서 문 대표 흔들기를 중단키로 하고 재신임 연기를 요구했고 대표가 받아들였다”면서 “그런데 재신임은 박정희 유신과 같은 것이라고? 책임을 묻겠다"고 문제를 삼았다. 최 본부장은 언론 인터뷰에서도 "이건 너무 심한 말이다. 부끄럽고 모멸감을 느낀다"며 "재신임되면 우리 당이 유신 잔당이 되는 거냐. 이건 금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그저께 이 원내대표가 최고위 사전회의에서 문 대표에게 사퇴하라고 했다"며 "오늘 발언은 (문 대표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기식 의원도 트위터에서 "정치적 비판에도 언어적 금도가 있다. 당내 문제에 대해, 더구나 선출된 당 대표에게 '유신'을 운운하는 것은 과한 수준을 넘어선 문제"라며 "문제를 해결해야 할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분들이 오히려 갈등을 격화시키는 현실에 절망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최고위에 참석한 주승용·이용득 최고위원 등도 이 원내대표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 원내대표의 측근은 "문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 아니라 재신임이라는 단어의 유래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일 뿐"이라며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원내대표는 문 대표를 지혜로운 분이라고 표현했다. 그 말 그대로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해명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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