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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신임 투표" vs "조기 전대" 벌집 쑤신듯한 野

입력
2015.09.10 18:00

文대표 폭탄 선언에 비주류 반발

"추석 연휴로 전 종료" 준비 박차에

"전대서 신임 물어야" 십자포화

계파 갈등 폭발 양상 치달아

'野 잔인한 9월 設' 가시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0일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입을 앙다문 채 동료 의원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0일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입을 앙다문 채 동료 의원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뉴시스

재신임 승부수를 띄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향해 비노ㆍ비주류가 ‘조기 전당대회’ 카드로 맞불을 놓으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기습적인 재신임 돌파 카드에 비주류계가 10일 일제히 십자포화를 날린 가운데 문 대표는 추석 연휴 전 재신임 절차를 끝내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혁신위원회의 공천안이 나오면 계파 갈등이 폭발할 것이라는 이른바 ‘야당의 잔인한 9월’ 시나리오가 현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문 대표, 추석 전 재신임 투표로 정면 돌파

문 대표는 비주류계의 조기 전당대회 주장을 일축하며, 재신임 절차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측근들에게 “조기 전당대회 주장은 당을 아끼고 걱정하는 방안이 아니다”고 선을 그은 뒤, 재신임을 묻는 여론조사 방식과 당원투표 시기, 발표 시점 등에 대한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 당시 문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노영민 의원도 이날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전당대회를 지금 단계에서 요구한다는 것은 당은 어찌 되든 일단 대표를 흠집 내고 보자는 발상”이라며 “잿밥에만 관심 있는 극소수의 의견일 뿐”이라고 비주류 측 주장을 비판했다. 이어 “조기 전대론은 순서가 바뀐 것”이라며 “(문 대표가) 재신임이 되지 않으면 (그 때) 임시 전당대회로 가면 된다”고 주장했다.

강경 기조의 문 대표 측은 혁신안 통과를 다룰 16일 중앙위원회 이전인 11~13일에 여론조사와 당원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우선 순위로 고려하고 있다. 결과를 밀봉한 뒤 중앙위에서 혁신안이 통과되면 동시에 재신임 결과까지 발표해 한 번에 정국을 돌파한다는 복안인 셈이다. 중앙위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절차를 진행하는 것에 비노-비주류의 반발이 거셀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해 중앙위 이후인 18~20일에 여론조사와 당원투표를 실시하는 방법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노ㆍ비주류는 “조기 전당대회로 재신임”

하지만 비주류 측은 한 목소리로 문 대표의 재신임 투표를 반대했다. 2·8 전당대회에서 2위를 기록했던 박지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표가 다수를 임명하는 중앙위에서 재신임을 묻는데 반대한다”며 “전당대회에서 선출됐기 때문에 전당대회에서 신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조기전대를 통해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며 무소속 천정배 의원까지 참여하는 ‘통합 조기 전당대회론’을 주장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지금은 대표의 미래를 걱정할 때가 아니라 당의 미래를 걱정해야 할 때”라며 “(재신임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극심한 분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반대의 뜻을 명확히 했다.

여론조사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친노 세력의 특성과 현 지도부가 당 중앙위를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재신임 투표는 당내 계파갈등 해소가 아니라 문 대표 지도체제를 강화하는 ‘꼼수’에 불과하다는 게 비주류 측의 판단이다. 비주류계의 한 재선 의원은 “이길 방법을 다 만들어 놓은 상황에서 투표를 하는 것은 쇼에 불과하다는 게 비주류 의원들의 공통된 인식”이라며 “(문 대표의) 재신임 의지가 진심이라면 당연히 전당대회를 통해 확인 받아야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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