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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도 파업 찬성...'秋鬪'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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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 투표서 78% '압도적 지지'
오늘 중노위 쟁의 조정결과 주목
금호타이어 전면파업 이어
현대重 등도 부분파업 돌입
"수출·내수 모두 부진한데…"
재계, 경제위기 심화 우려
대기업 노동조합들이 사측과의 교섭이 난항을 겪자 줄줄이 파업으로 치닫고 있다. 금호타이어와 현대중공업 노조 등의 파업에 이어 국내 최대 규모인 현대자동차 노조까지 파업 찬반 투표를 가결하는 등 ‘추투(秋鬪)’의 강도가 어느 해보다 세다. 중국 경제 침체의 직격탄을 맞게 된 상황에서 대기업 노조의 파업까지 겹치며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9일 전체 조합원 4만8,000여 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전체 조합원 대비 77.94%인 3만3,887명이 찬성했다. 이에 따라 10일로 예정된 중앙노동위원회의 노동쟁의 조정결과가 ‘조정 중지’로 나올 경우 현대차 노조는 파업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다.
노조는 올해 사측과의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임금 15만9,900원(기본급 대비 7.84%) 인상, 당기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포함한 완전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국내 공장 신ㆍ증설 검토 및 해외 공장 생산량 노사 합의, 정년 65세로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달 11일 41개 계열사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도입하겠다고 밝힌 ‘임금피크제’에 대해 노조는 “임단협 안건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현대차 노조를 비롯해 현대차그룹 산하 사업장 18개 노조 연대회의 모임은 지난 7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현대차 그룹과 정부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등 임금피크제는 통상임금과 함께 올해 노사 간 갈등의 핵으로 부상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제22차 임금과 단체협상 교섭에서 사측과의 교섭에 진전이 없자 노조는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이어 이달 1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발생을 결의했었다.
물론 노조가 이날 파업을 가결했지만 당장 파업에 들어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일단 파업 카드를 들고 사측과 재교섭에 나선 뒤 진전이 없을 경우 파업에 들어가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4년 연속 파업을 하게 된다. 현대차 노조는 2009년부터 3년간 파업을 하지 않았지만,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매년 파업을 이어왔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조 집행부 임기가 10월까지이고, 대기업 노조 파업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아 쉽게 파업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조선업종 노조연대’가 공동파업을 선언한 이날 오후 1시부터 4시간 동안 3차 부분파업을 했다. 지난달 26일 4시간, 이달 4일 4시간 파업에 이어 3번째 부분파업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0∼16일 사업부별 순환파업을 벌일 예정이고, 17일에도 7시간 파업을 예고했다. 노조는 임금 12만7,560원 인상, 직무환경수당 100% 인상, 성과연봉제 폐지 등을 요구했지만 지난 6월 25일부터 20여 차례의 교섭에서 사측이 난색을 표하며 기본급 동결을 제시하자 파업에 돌입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조선업종 공동파업에 동참했지만 참여율이 낮았고, 참여 노조원들도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빠른 2시간 만에 해산하며 파업이 종결됐다. 현대삼호중공업은 노조간부 등 80여명만 파업 집회를 해 조업에 지장 없이 마무리됐고, 한진중공업 노조는 자발적으로 파업에서 빠졌다. 삼성중공업과 STX조선 노조 등도 파업에 참여하지 않으며 우려됐던 조선업계 연대파업은 벌어지지 않았다.
"고임금 사업장서…" " 상생의 해법은 없나" 우려 커진다
노조의 전면파업에 사측이 직장폐쇄로 맞불을 놓으며 파국을 향해 달렸던 금호타이어 사태는 지난 8일 교섭이 재개되며 그나마 타협의 불씨가 살아났다. 올해 실적 악화에 시달린 금호타이어는 광주ㆍ곡성ㆍ평택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20%대로 추락해 전면파업이 시작된 17일부터 손실액이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광주경실련 등 지역 정재계는 “노사 모두 진정성 있게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며 양측의 타협을 촉구하는 중이다.
최근 대규모 사업장들의 잇단 파업에는 격려보다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평균 연봉 9,700만원으로 국내 최고 수준인 현대차를 비롯해 고임금을 받는 대기업 노조들의 파업인데다, 올해는 각 기업들의 사정이 예년과는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중국 내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26.6%나 감소하는 등 최대 해외시장인 중국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7.1%나 줄어들었을 정도로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반면 국내 자동차산업은 지난 5년간 인건비 증가율이 세계 완성차 업체 중 최고를 기록했다. 경쟁력은 뒤졌지만 매출액 대비 임금 비중은 12.4%로 독일 폭스바겐(10.6%)보다 높아졌다.
현대중공업은 부실한 해양플랜트 사업으로 지난해 3조2,494억원이란 사상 최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사무직 1,300여 명이 희망퇴직을 해야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노사가 힘을 합쳐도 모자랄 정도로 국내외 여건이 어려운 상황인데, 임금 인상 등을 이유로 파업을 한다면 누구에게도 환영 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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