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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신임 카드 뽑아든 문재인, 비주류 흔들기에 정면 돌파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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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직 걸고 원칙·기강 세울 것, 혁신안 불발 땐 물러나겠다"
신당론 향해 "해당 행위" 직격탄
국민공천단 경선안은 당무위 통과
안철수 "혁신 본질 비켜가 실망"
계파 갈등 골만 더 깊어질 수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혁신위원회 활동을 둘러싼 최근 논란을 정면돌파하기 위해 9일 재신임 카드를 꺼냈다. 16일 중앙위윈회에서 공천 혁신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초강수를 던진 것이다. 하지만 사사건건 각을 세우고 있는 안철수 전 대표가 재신임 카드를 ‘실망스럽다’고 지적하면서 계파 갈등의 골만 더 깊어질 공산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문 대표 7개월 만에 재신임 승부수
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당 대표직을 걸고 혁신, 단결, 기강과 원칙의 당 문화를 바로 세우려 한다”며 “혁신안 처리가 마무리되는 시기에 저에 대한 재신임을 당원과 국민께 묻겠다. 당을 지키고 기강과 원칙을 세우기 위해 이 시점에서 재신임을 묻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안이 끝까지 통과하지 못하면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며 “혁신이 실패한다면 당연히 제가 책임지겠다”고도 했다.
문 대표가 재신임 카드를 들고 나온 이유는 최근 안 전 대표를 비롯한 비주류에서 혁신안을 문제삼아 ‘문 대표 사퇴’까지 주장하며 강하게 압박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의 측근은 “비주류가 혁신위까지 싸잡아 공격하는 상황에서 혁신안이 통과되더라도 문 대표의 리더십을 인정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문 대표도 이날 “최근 당 안에서 공공연히 당을 흔들고 당을 깨려는 시도가 금도를 넘었다”며 “개인의 정치적 입지나 계산 때문에 또는 계파의 이해관계 때문에 끊임없이 탈당과 신당 얘기를 하면서 당을 흔드는 것은 심각한 해당 행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 대표는 그러면서 재신임 투표 방법까지 제시했다. 지난해 4월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 체제 당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와 관련해 실시했던 방식(일반국민여론조사 50%+ 권리당원 투표 50%)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공천 혁신안 통과됐지만 뒤숭숭
100% 국민공천단 경선을 골자로 하는 혁신위의 공천 혁신안은 이날 진통 끝에 당무위원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문 대표의 재신임 카드로 당 안팎은 뒤숭숭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문재인 대표께서 재신임을 묻겠다고 발표한 것은 당을 위기에서 구하겠다는 문 대표의 충정으로 이해합니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안철수 의원은 “제가 처음 문제제기를 한 것은 혁신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인데 오히려 재신임을 말하면서 비켜가고 있다”면서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비주류 의원들의 모임인 민집모 소속 최원식 의원도 “재신임을 묻겠다는 것은 반대파를 협박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계파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자 정세균 상임고문은 ‘2017년 정권교체를 위한 연석회의’ 구성을 제안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의 원로, 3선 이상 중진, 전·현직 지도부, 혁신위는 물론 천정배 의원, 정동영 전 대표 등 당 밖의 인사들까지 참여하는 원탁회의를 소집해 끝장토론으로 당의 진로를 결정하자”고 주장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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