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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경기, IMF 때보다 안 좋은데…"

입력
2015.09.09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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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3대 주력산업 모두 장기불황

상가들, 노사 갈등 확산에 깊은 시름

현대자동차 노조가 회사와의 임단협 결렬을 선언한 뒤 9일 치른 파업찬반 투표에서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하자 울산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투표가 진행된 이날 밤 울산지역 번화가인 삼산동 일대는 평소 술 손님 등으로 북적이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썰렁한 모습마저 보였다. 최근 울산지역 3대 주력산업인 자동차ㆍ조선ㆍ화학산업이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여파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50ㆍ울산 남구 신정동)씨는 “지난해부터 악화된 지역 주력산업의 불황으로 손님이 크게 줄었다”며 “노사가 한 걸음씩 양보해 지역경제가 빨리 살아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울산지역 백화점업계도 최근 불어 닥친 불황여파에 신음하고 있다.

울산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는 세월호 사고, 올해는 지역산업 불황여파로 매출이 2년 연속 역신장하고 있다”며 “최근 지역 경기는 지난 IMF(국제통화기금)사태 때보다 더 좋지 않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상의 관계자는 “지역 주력산업 가운데 조선은 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보냈으며 화학은 중국 경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자동차 역시 내수부족과 중국시장 매출부진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현대차 노사분규가 조속히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가 이날 파업 찬반투표에서 80%에 육박하는 압도적 가결을 이뤘지만 파업에 돌입할지는 미지수다. 중앙노동위원회가 현재 진행중인 쟁의조정에서 조정중지 결정을 내릴 경우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사측과의 실무교섭을 중단하지는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는 10일 오후 2시부터 중단된 교섭을 재개한다. 그 결과에 따라 파업에 돌입할지 임단협 협상을 계속할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추석을 앞두고 있어 노사 양측의 타결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전망이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 6월 임단협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20차례가 넘는 교섭을 진행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고, 노조는 지난 1일 중노위에 노동쟁의조정을 신청했다. 한편 현대차 울산공장 비정규직지회도 이날 사측과 정규직화 협상에 진척이 없다며 전체 조합원 745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벌여 70.1% 찬성률로 가결했다.

울산=김창배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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