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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노조 장기파업에 직장 폐쇄 '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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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 시기 등 놓고 대립
임금피크제와 임금인상를 둘러싼 금호타이어의 노사 갈등이 결국 파국으로 치달았다. 노동조합의 파업에 회사가 직장 폐쇄로 맞서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졸업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발생한 극단적 노사 대립이어서 이미지 실추나 투자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금호타이어는 6일 노조의 전면 파업에 맞서 광주, 전남 곡성, 경기 평택 등 전 공장에 대해 직장 폐쇄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노조의 역대 최장기간 전면파업으로 6일까지 940억원의 매출 손실과 제품 공급 차질에 따른 대외 이미지 및 신용도가 하락했다”며 “회사 존립이 위협받고 있어 직장폐쇄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달 11일부터 나흘간 부분파업에 이어 지난달 18일부터 21일째 전면파업 중이다.
최대 쟁점은 10여차례나 교섭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한 임금피크제와 임금 인상안이다. 사측에 따르면 임금피크제 시행 시기를 내년으로 늦추기로 노사간 의견을 조율했으나 시범적으로 올해 정년 대상자를 촉탁(임금 10% 삭감)으로 고용하면서 일시금 30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또 사측은 임금에 대해서도 동종업계 최고 수준의 임금 인상안(일당 2,950원, 평균 4.6% 정액인상)과 올해 상반기 실적 기준 성과급 70만원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조 입장은 다르다. 노조는 임금피크제에 대해 “회사 방안은 내년 단체교섭 전까지 논의하되 노조가 합의를 해주지 않아도 일방적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해 임금피크제를 시행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반발했다. 또 노조는 임금에 대해 “사측의 정액인상이 ‘정률+정액’이라는 지난해 합의사항을 무시했고 성과급도 상ㆍ하반기 합쳐 140만원을 주겠다는 것인데 할말이 없는 수준”이라고 비난했다.
현재 노사는 서로 한 발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노조가 협상에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직장 폐쇄 해제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 역시 “사측이 직장 폐쇄를 단행한 것은 현 사태를 파국으로 몰고 있는 것”이라며 오히려 강도 높은 파업을 예고했다.
여기에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사측의 노동쟁의 중재 신청에 대해 지난 4일 ‘중재 불가’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노조는 “노사 간 자율협약 속에서 쟁점을 풀어보라는 의미인데 회사가 이를 무시하고 직장 폐쇄를 단행했다”고 주장했다.
더 우려되는 것은 투자자를 비롯한 외부 시각이다. 금호타이어가 2009년, 2011년에 이어 올해 또다시 직장 폐쇄에 들어가면서 대표적 노사분규 사업장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지며 투자까지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4년여 전인 2011년 3월 워크아웃 1년 만에 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가면서 사측이 직장 폐쇄로 맞서 7일간 조업이 중단됐다. 이때 채권단이 지원 철회 의사를 밝혀 위기에 몰린 적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워크아웃을 졸업한 지 8개월여 만에 구태를 반복하고 있어 투자자 등이 우려할 만 하다”며 “하루 속히 정상화를 하지 않으면 노사 양측 모두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ankookilbo.com
허정헌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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