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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비정규직 취업 늘며 노조 고령화

입력
2015.09.0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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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 자격 없어… 노조원 평균 42세

고용절벽으로 청년층의 비정규직 취업이 심해지면서 노동조합도 ‘고령화’로 몸살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노동조합 고령화와 청년 취업자’ 보고서에 따르면 노동조합에 가입한 임금근로자의 평균 나이는 2007년 3월 38.8세였다. 하지만 8년 뒤인 올해 3월에는 41.5세로 증가했다. 통계청에서 매달 발간하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부가조사를 재분석한 결과다.

이를 반영하듯 노조에 가입한 근로자 중 40세 미만 비율 역시 2007년 54.7%에서 올해 43.4%로 줄었다. 같은 기간 연령대 별로 보면 30대 35.5%→31.4%, 20대 19.3%→11.8%, 10대 0.1%→0.2%로, 20ㆍ30대의 감소폭이 컸다.

연구를 진행한 정재우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원은 “청년 취업자 상당수가 노조가 있는 사업장에 취업하더라도 비정규직이어서 노조에 가입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기존 정규직 위주의 노조에 젊은층 유입이 감소하면서 노조도 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근거로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시행한, 노조가 있는 사업장 청년(15~29세) 취업자들의 노조 가입 여부 설문조사를 들었다. 이에 따르면 ‘노조가 있으나 가입대상이 아니어서 노조원이 되지 못했다’고 답한 비율이 2007년 3월 30.1%에서 2015년 3월에는 37.5%까지 올랐다. 특히 근로자 중 청년 비정규직 비율은 300인 이상 대기업의 경우 2007년 48.6%에서 올해 68.5%로,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이 같은 기간 58.7%에서 70.3%로 상승했다.

정 연구원은 “국내 노조가 대규모 사업체 중심이고, 임금근로자 10명 중 7명이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상황에 미뤄볼 때 청년들의 노조 가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고령화는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노조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함께 비정규직 조직화에도 힘을 써야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노조 조직률은 10.3%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 회원국 중 30위에 그친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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